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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가 썩는 나라 : 최승호 시집
방부제가 썩는 나라 : 최승호 시집
- 자료유형
- 단행본
- 190220022031
- ISBN
- 9788932034485 03810 : \9000
- KDC
- 811.7-5
- 청구기호
- 811.7 최57ㅂ
- 저자명
- 최승호
- 서명/저자
- 방부제가 썩는 나라 : 최승호 시집 / 최승호 지음
- 발행사항
- 서울 : 문학과지성사, 2018
- 형태사항
- 141 p ; 21 cm
- 총서명
- 문학과지성 시인선 ; 514
- 초록/해제
- 요약: 문학과지성 시인선 514권. 최승호 시집. 최승호는 1977년 등단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시들을 쏟아내며, 마치 온몸을 시에 부딪치는 듯한 강렬한 시적 상상력을 보였다. 사물을 느껴지는 그대로 포착해내는 직관력을 바탕으로 시인은 현대 문명의 화려한 껍데기 아래 썩어가는 사회의 단면을 들추어내면서 죽음을 향하는 육체로서의 인간을 노래하는 시들을 써왔다. 시집 방부제가 썩는 나라에는 총 105편의 시편이 실렸으며,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강한 비판 의식을 비롯해 특유의 위트 있는 시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가격
- \9,000
- Control Number
- kpcl:225411
- 책소개
-
시인 최승호의 신작 시집 『방부제가 썩는 나라』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최승호는 1977년 등단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시들을 쏟아내며, 마치 온몸을 시에 부딪치는 듯한 강렬한 시적 상상력을 보였다. 사물을 느껴지는 그대로 포착해내는 직관력을 바탕으로 시인은 현대 문명의 화려한 껍데기 아래 썩어가는 사회의 단면을 들추어내면서 죽음을 향하는 육체로서의 인간을 노래하는 시들을 써왔다. 신작 시집 『방부제가 썩는 나라』에는 총 105편의 시편이 실렸으며,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강한 비판 의식을 비롯해 특유의 위트 있는 시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악마의 배설물로 가득한 사회,
그곳에 화두를 던지는 시인의 외침!
최승호의 시 세계에서 이곳은 “방부제도 썩는 나라”다. 여기서 썩지 않는 것은 오로지 하나, “뻔뻔한 얼굴”(「방부제가 썩는 나라」)뿐. 또한 이 나라는 악마의 배설물, 즉 돈! 오로지 돈으로 가득 찬 곳이며, 악마의 배설물들이 넘쳐흐르는 곳, “황금구더기 우글거리는 똥바다”(「악마의 배설물」)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자본주의를 향한 강한 믿음에 취해 모든 것이 부패해버린 곳, 최승호의 “방부제도 썩는 나라”는 바로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이 세계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먹고 번식하라
종족을 번식시키며 먹어라
그것밖에 너희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괌 과일박쥐 튀김 요리」 부분
노랑부리저어새의 긴 입으로
나는 말하겠습니다
시화 갯벌에서는 우리 모두가 무력하게 죽었지만
새만금에서는 우리의 숨결이
거대한 관을 깨뜨릴 것입니다
―「말 못 하는 것들의 이름으로」 부분
방부제도 썩는 나라에서 우리가 살아갈 이유는 “먹고 번식하”는 일뿐이다. 스스로에 대한 기억이 없는 “여든 살 로봇처럼”, 자기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고철 무덤으로 걸어가는 로봇처럼”(「내 몸에서 내가 모르는 일들이 일어난다」), 최승호의 시 세계에서 인간은 그저 생존을 위한 활동에만 목을 매는 고철 덩어리 혹은 고깃덩어리이다.
때문에 최승호는 인간으로서의 ‘나’가 아닌 다른 타자/생명체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이 시집에서 “나”로 지칭되는 화자는 대개 인간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위치에 놓인 다른 생명체로 드러난다. 새만금 사업으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갯가재, 가시닻해삼, 달랑게……” 등의 이름 뒤에서 나는 “시화 갯벌에서 죽은 민챙이의 입으로” 말한다. 나는 “노랑부리저어새의 긴 입으로” 말한다. 자연을 훼손하는 새만금은 “세계 최대의 관”이라고, 그곳에 머물던 자연을 죽이는 일이라고 말이다. 최승호 시에서 자연의 생명체는 시인의 입을 빌려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들이 시인의 입을 통해 스스로 목소리를 가질 때 “거대한 관을 깨뜨릴” 가능성이 생길 수 있음을, 자연의 숨결이 똥으로 가득 찬 인간 세상에 다른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