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에서 신간 {로크의 [통치론] 입문}을 출간하였다. 로크(J. Locke)의 [통치론]은 18, 19세기에 걸쳐 미국 독립 선언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여전히 다양한 이론의 출발점과 근거로 작용한다. 이 책은 로크의 [통치론]에 대한 최근의 철학적 연구 성과까지 반영한 충실한 입문서로서, 런던정치경제 대학교(LSE) 교수인 폴 켈리 교수가 지었다. 번역은 케니의 서양철학사 시리즈와 [밀의 [공리주의] 입문]을 번역한 바 있는 김성호 교수가 맡았다.

1632년 영국에서 태어난 로크(John Locke)는 가장 중요한 영국 철학자로서, 영국 경험론으로 불리는 학파의 창시자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정치철학자로서도 홉스(Thomas Hobbes)에 뒤이어 등장한 두 번째 중요 인물로 평가받는다. [통치론]에서 로크는 정부의 기원, 범위 및 목적을 다룬다. 정부가 피통치자들의 동의에 근거하며, 정부의 역할은 개인들의 공적인 이익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것으로 제한된다는 로크의 생각은 이후 입헌 자유 국가의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 책은 로크의 [통치론]에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주장들을 철학적으로 재구성하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작업을 탁월하게 수행해 냈다.

본문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에서는 로크 [통치론]의 등장 맥락을 살펴본다. 로크의 길고 파란만장했던 생애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개관하고, [통치론]의 정치적, 철학적 맥락을 밝힌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통치론]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와 관련하여 정치철학사에서 수많은 해석이 이어져 왔음을 확인한다. 본격적으로 [통치론]을 읽어 나가는 3장에서는 자연 상태와 자연권 및 자연법, 노예제도, 사적 소유권, 정치사회의 근원, 정치적 의무, 저항권 등의 핵심 이론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로크가 18, 19세기에 미친 영향을 상세히 소개하는 4장에서는 로크의 이론을 단지 철학사적 관심 대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이후 어떤 방식으로 수용되고 재해석되었는지 살펴본다.

로크의 [통치론]은 서양 정치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저술 중 한 권으로 손꼽히는 고전이다. 정부가 동의에 기초한다는 로크의 견해와 자연권 이론은 미국 독립 선언의 지적인 발효(發效)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까지도 로크의 저술은 정치철학 분야에서 많은 영감을 불어넣으며 흥미로운 논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옮긴이는 이 책은 “로크가 [통치론]에서 주장한 핵심 이론과 그런 이론을 제시하게 된 계기, 더 나아가 그것이 지닌 문제점을 충실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전한다. 특히, 로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롤스(John Rawls)나 노직(Robert Nozick), 던(John Dunn) 등의 저술을 소개하고 핵심 주장들을 인용함으로써, 로크가 [통치론]에서 제시한 이론들이 우리가 정치적 관점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계속해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