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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귓속말
풍경의 귓속말
저자 : 이만근
출판사 : 나비클럽
출판년 : 2020
정가 : 12000, ISBN : 9791196221690

책소개


당신의 상처받은 감성을 어루만지는 풍경의 귓속말

세상에 온 것들은 잠자코 가만히 있지 못한다. 나도. 나를 둘러싼 세상도. 모두가 각자의 욕망과 꿈을 향해 흘러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처 입으며 아파하고 슬퍼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적시에 반응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장 크게 내상을 입었을 나의 감성을 보살필 틈도 없이. 저 구석에 숨죽인 채 나의 감성은 점점 쪼그라들며 무뎌지고, 세상을 온전히 느끼고 사유하는 삶에서 점점 멀어진다.

『풍경의 귓속말』은 세상의 흐름에서 한 발 떨어져 관조하며 온갖 말들에 묻혀 있던 나의 진심과 세상의 속살이 내는 조용한 숨소리를 듣는다. 작가는 세상에 대해 쓸데없는 욕망을 가져본 적 없는 만큼 부질없는 자기연민이 없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속이 시끄럽지 않아 굳이 들으려 애쓰지 않아도 들리는 것인지도. 아침에 눈뜰 때마다 오늘은 무엇을 버릴지 생각했던 만큼 나와 타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

목차


세계를 미분하니 모든 게 순간이 되고 밤하늘에 나타난 별들은
용건만 간단히 저마다 한마디씩 소곤대며 빛나네. 귓속말
--- p.3

슬픔은 내성이 생기지 않고 그저 일정하게 쌓이며 나의 절대량에 가까워질 뿐입니다. 시간은 그렇게 계속 흐르고요.
--- p.16

돈이 많고 적음을 따져 사람 가리는 것보다, 하여튼 남의 시간 우습게 여기는 놈들이 가장 싫습니다.
--- p.30

나의 비밀은 너와 거리를 만들고 너의 비밀은 나와 거리를 만드니 우리는 접선이 필요해. 나의 비밀은 너를 지배하고 너의 비밀은 나를 지배하니 우리에게는 밀약이 필요해. 어쨌든 우리 둘만의. 청혼이야.--- p.105쪽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보면 한낱 작은 생각덩어리처럼 보일 뿐이야. 콤플렉스complex.
--- p.119

여기까지는 괜찮겠지 싶었지만, 파도가 소년의 신발을 적셔버렸습니다. 파도의 좌절을 너무 가볍게 여기며 홀대했던 탓입니다.
--- p.129

너를 기준 삼아 쫌이라도 멀리 가는 것이 나에게는 곧 여행. 쫌!
--- p.137

혼자 있기는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 p.140

비를 뿌려 가볍고 깨끗해진 하늘이 시골길 물웅덩이에 가만히 얼굴을 비춰 봅니다.
--- p.190

섹스 말고 웃고 싶어.
--- p.237

눈이 혹은 비가 ‘내린다’는 말보다는 ‘온다’는 말이 더 듣기에 좋습니다. 내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를 살짝이나마 알려주는 것 같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