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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와 정글의 소리
저자 : 프레데릭 르파주
출판사 : 끌레마
출판년 : 2009
정가 : 10000, ISBN : 9788996105473
책소개
프랑스 청소년들이 직접 뽑은 2008년 최고의 책!
열두 살 소년의 ‘자아를 찾아가는 신비로운 모험’을 그린 가슴 뛰는 성장 소설
태어나자마자 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되어 동양과 서양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던 열두 살 소년 미카가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닫고, 스스로 부정했던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긍정해가는 과정을 매우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교감하고, 고통을 함께 느끼는 미카의 능력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이야기한다.
미카가 어느 날 태국의 정글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은 회색도시에 갇힌 요즘 아이들의 가슴속에 모험심과 탐구심,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야생에서의 모험, 자연과의 교감, 신비로운 영적 체험,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등의 색다른 소재는 학원물이나 재미 위주의 판타지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저자는 저자는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와 빠른 전개, 머릿속으로 영상이 그려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를 통해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분과 긴장을 이끌어낸다. 특히 모험, 판타지, 추리라는 세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열두 살 소년의 자아 찾기라는 주제를 힘 있게 그려내고 있다.
목차
렉 할아버지는 매일매일 미카에게 생각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쳤다. 그릇을 빚는 점토처럼, 생각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모양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미카는 그 그릇에 공기, 허공, 무(無)를 담았다. 명상 수업이 회를 거듭할수록 미카는 차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렉 할아버지가 한 차원 더 나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 p.91
그 소리가 반복되었다. 이번에는 살짝 스치는 소리, 거의 눈치 챌 수도 없는 소리가 났다. 미카가 다가갔다. 나비가 기다란 더듬이를 펼치고 꽃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었다. 이제 소리는 또렷하고 분명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미카의 정신은 그 순간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미세한 공기의 진동마저 알아차릴 수 있었다. --- p.92
그 다음날에는 한 그루 나무에 정신을 모아보았다. 이 맥박 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 걸까? 미카는 알 수 있었다. 수액이 나무의 몸통을 타고 올라가 나뭇가지들로 퍼져 나가는 소리였다. 미카의 귀에는 나무가 땅속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간 뿌리로부터 규칙적으로 양분을 끌어올려 잎들에게 나눠주느라 용쓰는 소리가 들렸다. --- p.93
하얀 원통 초롱과 함께 아빠의 야속함도, 샬리의 후회도, 미카의 분노도, 바르의 철없음도 날아가버렸다. 저들이 영원히 떠나보낸 저 마음들이 어느 사막, 어느 빙산, 어느 우주에 도달할지는 오직 하느님만이 알 수 있으리라. --- p.107
“네가 들은 소리는 사람들이 베어가는 나무들이 울부짖는 소리야. 지구와 물과 숲이 내는 탄식소리지. 너는 이제 사람들이 베어버려서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나무의 수액 소리, 연기에 질식해서 울부짖는 미세한 새 소리, 총탄을 맞은 호랑이의 신체기관이 내지르는 절망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도 너는 네가 배운 것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할 테냐?” --- p.194
지금 이 순간, 미카는 충만했다. 미카는 알았다. 그가 이토록 만족스러워 하는 이유는 자신의 신령한 힘을 발견해서가 아니라 이제 자신을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로 만드는 이유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미카의 마음은 두 곳에 있었다. 여기, 그리고 저기 먼 곳에. 동양과 서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