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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저자 : 아리카와 히로
출판사 : 비채
출판년 : 2010
정가 : 12000, ISBN : 9788994343129

책소개


“꿈도 없고, 저금도 없고, 희망도 없다.”
‘나’만 알던 구제불능 청춘이 ‘가족’을 지키고 내 집을 사기까지.
일본 인기그룹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 주연 드라마 방영 예정


2009년부터 2년 연속으로 '〈다 빈치〉가 선정한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작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아리카와 히로의 감동소설이다. 취업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인생을 낭비하던 25살의 주인공이, 어머니의 병을 계기로 나태했던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재취업에 힘쓰면서 붕괴되었던 가족을 재생시키고 스스로도 성장해 나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젊은 세대의 고충을 절절히 묘사하여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이 소설은 2010년 10월 19일부터 일본 최고의 인기그룹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 주연으로 인기리에 TV 드라마 방영중이다.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는 진로 선택과 취업, 그리고 직업의식에 대한 청춘의 고민을 사실적으로 담은 소설이다. 또한 대화 단절과 밑도 끝도 없는 부채의식으로 옴짝달싹 못하고 정체된 ‘가족 관계’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수입 좋은 야간 도로공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육체노동 막일을 거쳐 정규직이 되기까지 시행착오 끝에 관문들을 하나씩 돌파해 책임 있는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세이지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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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녁밥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바깥 기척을 살폈다.
이번에는 아예 노크 소리도 없이 쟁반을 내려놓는 소리뿐이었고, 발소리는 그대로 멀어져갔다. 발소리가 계단을 다 내려갈 때까지 기다렸다 살며시 문을 열었다.
쟁반 위에는 역시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딱 먹기 좋은 컵라면이 놓여 있었다.
순간적으로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쳐올랐다. 어머니는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심통이라도 부리려는 걸까.
평소에는 자기주장이 거의 없고 세이지에게도 엄격하지 않은 어머니였던 만큼, 이런 방법은 세이지의 신경에 몹시 거슬렸다.
“어이! 불만 있으면 말로 하면 될 거 아냐!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아침부터!”
고함을 지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가다 다리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아버지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식당 식탁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세이지가 아버지보다 더 어려워하는, 단 한 번도 반항해본 기억이 없는 누나 아야코였다.
3년 전 나고야로 시집간 후로는 1년에 한 번 올까말까 하는 정도라 방심하고 있었는데…….
“야, 너 언제부터 엄마한테 ‘어이’라고 할 만큼 대단해졌니?”
배배 꼬인 목소리로 따지고 드는 박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더 박력이 넘쳐났다.
“컵라면이 세 끼나 계속되는데도 엄마 상태가 어떤지는 알아채지도 못하고, 얼굴 벌겋게 해갖고 따지러 덤벼드신다? 팔자 한번 좋으시네. 밥을 못할 만큼 몸이 안 좋을 거란 생각은 못하나 보지?”
“누, 누나가 웬일이야? 일은 어쩌고?”
“네가 지금 내 일 걱정할 상황이니? 난 필요할 때 필요한 휴가를 낼 만큼은 제대로 일해. 몹쓸 아버지한테는 기세 좋게 대들더니만, 세월아 네월아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너랑은 달라.”
누나는 나고야에 있는 개인병원의 장남에게 시집을 갔는데, 의료 관련 자격증을 몇 개나 갖고 있는 덕분에 병원 경영에 관해서도 시대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듯했다.
“나, 나도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보내는 건 아니야. 구직활동도 제대로 하고…….”
“그것도 요즘은 등한시한다고 들었어, 엄마한테. 아르바이트로 겨우 용돈벌이나 할 정도고, 기껏해야 형식적인 구직활동이나 하고, 돈 떨어지면 다시 아르바이트로 때우고. 몹쓸 아버지한테는 다 큰 어른처럼 큰소리치면서, 부모한테 찰싹 들러붙어 부담 없는 백수 생활이나 하시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