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일요일들
일요일들
저자 : 요시다 슈이치
출판사 : 북스토리
출판년 : 2011
정가 : 11000, ISBN : 9788993480269

책소개


공통점이라고는 도쿄에 사는 것 밖에 없는, 인생의 중앙에서 조금씩 바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어딘가 지친 발걸음. 그들의 불안정한 일상과 작은 실패의 풍경을 그린 『일요일들』은 동시대의 살아있는 삶을 반영하는 요시다 슈이치의 대표 소설이다.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 그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차례로 이어지는데,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그들 인생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엄마 찾는 어린 형제를 한번씩 도와준다는 점이다. 다섯 명의 주인공들을 아주 잠깐 스쳐갈 뿐인 그 어린 형제는 훗날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다섯 명 중 한 명은 그 형제에게 초밥을 사주고, 또 다른 한 명은 집을 찾아준다. 그렇게 무심결에 스쳐간 어린 형제가 도달하게 될 미래는, 우리들도 언젠가는 외롭지 않은 일요일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로 읽힌다. 마지막 장의 감동이 오래도록 남는 소설이다.

목차


"너 말이야."
수화기에서 형의 소리가 났다.
"너, 지금, 행복하냐?"
"뭐?"
"아니, 그러니까....."
"뭐야, 기분 이상하게."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너처럼 살아도 한평생, 나처럼 살아도 한평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형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다바타는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행복하냐는 갑작스런 질문에 그리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다바타는 직사광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해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밤 갑자기 자기가 모습을 감추면 도모미는 눈물을 흘릴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울겠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될 날도 오겠지.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우긴다 해도, 그 날은 꼭 오고야 만다. 울음을 그칠 날이 올 때까지 곁에 있어 주면 된다고 다바타는 생각했다. 넌 바보야, 어리석어. 형은 그리 말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보세요."
다바타는 수화기 저편에서 잠자코 입을 닫아버린 형에게 말했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