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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이면
저자 : 존 마스든
출판사 : 솔
출판년 : 2012
정가 : 12000, ISBN : 9788981337674
책소개
드디어 뉴질랜드 군이 적군에게 총 공세를 펼칠 D-Day가 다가오고, 엘리와 네 친구들은 가족과 조국을 위해 최후의 사투를 벌인다. 안전했던 은신처까지 적군에게 발각되어 위기가 찾아오고, 결국에는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중대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이 땅 어디에도 그들이 숨을 곳은 없고, 1년여 동안 계속되던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적군의 강압과 폭력은 극에 달한다. 어떤 희망도 꿈꾸지 못할 환경 속에서 삶의 의지를 북돋워준 힘은 다름 아닌 자유와 행복을 향한 열망이었다. 그리고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엘리와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꿈에 그리던 행복만은 아니었다. 전쟁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고향도, 가족도, 행복한 인생에 대한 정의까지도. 전쟁을 겪은 모든 사람들은 폐허가 된 고향의 복구와 앞으로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엘리와 친구들은 전쟁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의 꿈을 찾아 나서며 인생의 또 다른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목차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민, 이 전쟁은 늘 그런 고민들의 연속인 듯했다. 우리는 대개 우리가 내린 결정을 옳다고 생각했지만, 자칫 잘못했다간 뼈아픈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전쟁이라는 시험에서는 99점을 맞는 것으론 충분치 않았다. 특히 나머지 1점이 한 사람의 목숨을 의미할 때는. ---p.6
때로 숲을 바라보노라면, 숲의 강인함을 느끼노라면, 우리 인간들이 벌이는 멍청한 다툼들에 대해서 숲은 신경도 안 쓰겠지 하는 생각을 하노라면, 전쟁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을 극복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만은 소용이 없었다. 머릿속에서 스피커들이 최고 음량으로 울려댔다. 거기에서는 추락하는 여자의 비명이, 야생아들의 목소리가, 로빈을 죽게 만든 폭발음이, 우리 부모님이 내게 한 마지막 말들이, 자기 집이 파괴되는 걸 본 코리의 울음소리가, 비행장 병영에서 내가 쏜 총소리가, 리가 날 배신했던 날 밤 타닥거리며 헛간이 불타던 소리가 들렸다. ---p.65
나는 세월아 네월아 걸었다. 그렇게 언덕을 조금 올라가다가 어떤 광경을 목격하고는 발길을 멈추었다. 이상하기도 하지. 어째서 내가 그 광경에 그렇게나 놀란 걸까. 어차피 전쟁이 시작된 첫날부터, 아니 그 며칠 전부터 호머와 피오나는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뜨겁게 시작되었다가 차츰 식어갔다. 살아남기 위한 전투에 더욱 골몰하면서 연애에 시간이나 에너지를 쏟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뭔가가 다시 거기에 불을 지핀 모양이었다. 아니, 불을 지핀 정도가 아니라 기름을 쏟아 붓고 기폭장치를 던져 넣은 것 같았다. 그 불꽃은 위라위 비행장이 폭발했을 때보다 더 커보였다. ---pp.151~152
그제야 나는 늘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전쟁 중에 수도 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줄기차게 되풀이했던 질문이었다. 언제쯤 전쟁을 떨쳐버릴 수 있을까? 언제쯤 전쟁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
그 답은 간단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 다른 건 전부 끝나도 전쟁만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p.373
나는 행복해지길 원치 않는다. 영원히 행복하게만 살 수는 없음을 잘 아니가. 나는 그 이상의 보다 다채로운 무언가를 원한다. 아름다움과 추악함에 더 바짝 다가가보고 싶다. 풍요와 빈곤, 기쁨과 잔혹함, 달콤함과 슬픔을 전부 다 보고, 알고, 이해하고 싶다. 그게 내가 먼저 간 친구들을 기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그게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그게 나 스스로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나는 무엇이든 다 경험하고 싶다. 이생이 내게 제시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