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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창해
출판년 : 2008
정가 : 10000, ISBN : 9788979198478

책소개


“한적한 외딴집에서 일어난 기묘한 미스터리”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주인공 나카노가 어느 날 갑자기 7년 전 헤어졌던 연인 사야카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호숫가 근처 낡고 외딴 집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남녀 주인공이 추리해감으로써 결말에 이르는 본격 추리소설이다.

사야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서 스스로의 기억을 “억압”시킨 상태에서, 억압된 기억의 영향으로 현재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고 만다. 결국 사야카는 어쩌면 자신이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은 것이 아닌지 의문을 품고, 옛 연인 나카노와 함께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찾으러 떠나게 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단둘뿐이며, 공간적 배경도 적막하고 괴이한 집으로 한정되어 있고, 시간도 만 하루에 불과하다.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이런 조건 속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탄탄한 논리적 전개와 곳곳에 포진해 있는 복선들은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무섭고도 흥미로운 사건을 그저 재밌게 들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본질을 섬세하게 묘사해내어 인간의 실존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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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학대하는 엄마의 45퍼센트는 실제로 학대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학대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학대하는 엄마는 누구나 어릴 때 아버지가 사라졌다거나 엄마가 중병으로 집에 없었다거나 어떤 형태로든 정신적으로 외로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랑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을 모른다, 그것은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인터뷰한 상담원 여성이 말했다.
“그걸 읽고 나서 내 과거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어. 기억에 없는 어린 시절이.”
--- p.130

“크노소스 궁전 알아?”
잠시 생각한 뒤 그런 화제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모른다고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런 얘기를 꺼내는지 의아해한다는 걸 그녀의 눈썹 움직임으로 알 수 있었다.
“에게 문명의 대표적 건축물이야. 그런데 그 안에 고고학자들을 고민에 빠뜨린 방이 있었어. 언뜻 보기에는 왕이 사용한 방 같기도 한데, 그렇게 보기에는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많았지. 예를 들면 배수 시설이지. 비슷해 보이는 건 있는데 중간에 끊겨버려서 그 기능을 할 수 없는 거야. 그리고 방을 만든 재료도 마찬가지야. 가공하긴 쉽지만 그만큼 마모되기 쉬운 돌을 계단 같은 데 사용했지. 게다가 그 계단에는 사람이 걸어서 생긴 마모 흔적이 전혀 없었어. 대체 그 방은 뭘까, 모두 이상하게 여겼지.”
“뭐였는데?”
“학자들이 머리를 싸맨 결과, 마침내 한 가지 답에 도달했지. 정답은 무덤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