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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
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
저자 : 이한우
출판사 : 해냄(네오북)
출판년 : 2006
정가 : 13000, ISBN : 9788973377732

책소개


조선왕조의 7대 왕을 선정하여 저널리스트적인 예리한 시선과 돋보이는 감각적 필치로 그들의 빛나는 치적을 ‘리더십’ 측면에서 본격 분석하는 ‘이한우의 군주열전’ 시리즈가 『태종』 『세종』에 이어 『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를 세 번째 책으로 출간했다.
저자는 전작의 두 왕들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른 입장에서 조선의 9대왕 ‘성종’에게 접근하고 있다. 『경국대전』을 완성했고, 활발한 친경(親耕) 활동으로 농사에 모범을 보였으며, 독서당 등을 설치하여 문운을 진작시켰을 뿐 아니라 『동국통감』, 『삼국사절요』, 『동문선』, 『동국여지승람』, 『오례의』, 『악학궤범』 등의 간행을 주도한 뛰어난 왕이자 위대한 성군이었다는 게 그에 대한 일반적인 후대의 인식이다.

저자는 600년을 이어온 이러한 평가에 팽팽하게 맞서 반론을 제기한다. 성종의 재위 시기가 조선 최고의 태평성대였음은 부인하지 않지만 그 태평성대는 명백한 성종의 작품이 아니라, 세종에서부터 세조에 이르기까지 선대가 이룩한 업적의 최고 절정을 단지 ‘누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성종의 집권을 거친 뒤부터 조선은 쇠퇴의 일로를 걷는다. 훈구 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신진 세력 도입을 시도해 보지만 몸부림에 지나지 않고, 조선 최초의 폐비 사건이 비극적인 연산의 운명을 만들었으며, 중종 이후 펼쳐지는 사림의 득세는 세도정치로 이어지면서 결국 조선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록』이라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토대 위에서 이 반론의 모든 근거를 꼼꼼하고 명백하게 제시하며 성종의 치적을 뒤쫓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과 새로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한명회를 비롯한 외부 세력의 시나리오에 의한 재위 과정은 그의 왕권 강화를 어렵게 했고, 7년이라는 긴 기간의 수렴청정과정을 거쳐 친정 체제에 돌입했지만 결국 정희대비, 인수대비, 인혜대비의 3전과 한명회의 세력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학문에서는 확실한 성리학 애호가였기에 그에 따른 문운의 발전이 있었지만 성리학의 특성인 명분이라는 굴레를 넘어서지 못하는 명백한 한계를 보였을 뿐 아니라, 국리민복(國利民福)과 부국강병(富國强兵)이라는 필수 불가결한 현실적 과제는 외면한 채였다. 또한 인간적이고도 남성적인 무신의 기질은 돋보이는 점도 있었으나 결국 이에 연유해 사냥과 활쏘기, 주색잡기의 탐닉에 이른다. 북정(北征) 역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한편, 사림의 진출을 꾀함으로써 훈구를 견제하며 왕권의 안정을 누렸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성종의 새 세력은 중․하위직의 소수에 그쳤을 뿐, 국정의 중심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성종은 어떻게 성군으로 치장된 것일까? 그 이유를 저자는 조선이 성리학의 나라였다는 데서 찾는다. 현실적 실리보다 명분을, 일하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을 중시한 조선은 문약한 ‘선비의 나라’였고, 성리학자들이 붓을 잡고 기록한 역사는 당연히 성종에게 후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런 문약의 전통은 한국인에게 여전히 선비에 대한 환상과 더불어 성종에 대한 환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리민복과 부국강병’의 정치를 실현해줄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성종의 치적을 뒤쫓으며 과대 포장된 옛 평가의 정당성을 날카롭게 되묻는 이 과정은 과거의 역사에서 현재의 해답을 찾는 역사 탐구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되는 순간이자 지금의 우리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신하들이 만들어낸 국왕, 성종

제1장 정변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왕위에 오르다
1. 남이의 옥사
2. 예종의 급사를 둘러싼 의혹
3. 마주보고 달리는 두 기관차, 예종과 훈구
4. 불안정한 권력의 뿌리, 성종의 불안한 앞날

제2장 임금이 되고서야 학문 수련을 시작하다
1. 할머니 정희대왕대비의 지극 정성
2. 경연을 하루도 거르지 않은 성실한 수재

제3장 성종과 한명회의 숙명적인 만남과 갈등
1. 한명회의 나라
2. 패왕(覇王) 세조와 권신(權臣) 한명회
3. 이시애의 난, 세조 정권의 뿌리를 뒤흔들다

제4장 수렴청정하의 성종: ‘사치와 부패의 나라’를 물려받다
1. 부정부패로 물든 훈구(勳舊)의 세상
2. 숙명적 ‘마마보이’ 성종
3. 수렴청정을 끝내고 친정 체제로

제5장 왕권 강화를 향한 힘겨운 싸움
1. 형식상의 전권을 쥐게 되지만
2. 새로운 정치의 모색
3. 제1차 해외 원정:서정(西征)

제6장 왕권을 장악하다
1. 왕실의 존엄을 세우다
2. 왕권 희롱하는 전(前) 장인 한명회를 국문하다
3. 권력의 균형추가 성종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다
4. 멀고 먼 성군(聖君)의 길

제7장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 중궁 윤씨를 폐하다
1. 실패로 끝난 1차 폐비 시도
2. 칠거지악(七去之惡)을 걸어 윤씨를 폐하다
3. 폐비윤씨는 왜 죽어야 했나?

제8장 끝내 뛰어넘지 못한 양대 산맥, 3전과 한명회
1. 3전(殿)에 대한 효심과 국왕으로서의 위신이 충돌하다
2. 2인자의 길:한명회의 노회한 정치술

제9장 세종 대 성종
1. 동일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
2. 세종의 인간주의적 태도, 성종의 남성주의적 태도
3. 이상적인 군주 세종, 인간적인 군주 성종
4. 세종과 양녕, 성종과 비운의 두 왕자

제10장 무인 기질에 낭만을 좋아한 성종
1. 직선적인 성격의 뿌리는 무인 기질
2. 주색잡기에 빠진 낭만의 성종

제11장 태평성대의 이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 성종과 폐비 윤씨 사이에서 난 연산의 운명
2. 16남 12녀의 아버지 성종
3. 왕실 사람들에 대한 편애

제12장 흉흉한 가운데 38년의 삶을 마감하다
1. 해프닝으로 끝난 단 한 차례 ‘역모’ 사건
2. 무모하게 끝난 북정(北征) 사업
3. 결국 인재도 길러내지 못했다
4. 요동치는 민심을 뒤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