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저자 : 에린 엔트라다 켈리
출판사 : 밝은미래
출판년 : 2021
정가 : 14800, ISBN : 9788965464013

책소개


2021년 뉴베리 아너상(Newbery Honor) 수상작

1986년 챌린저호의 도전과 불운을
10대의 현실적 고민과 함께 입체적으로 그려낸
『안녕, 우주』 작가의 두 번째 뉴베리상 수상작!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은 1922년에 제정되어 매년 대상 한 작품과 우수상에 해당하는 아너상을 3~4작품씩 수여했다. 100년 된 뉴베리상에서 2회 이상 수상한 작가들은 총 37명, 그 중 2000년대 이후 2회 이상 수상한 작가는 5명에 불과하다. 2018년에 『안녕, 우주』로 대상을 수상한 에린 엔트라다 켈리는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로 2021년 아너상을 수상하여 2회 이상 수상자로 등극하였다. 작가의 큰 매력은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어 독자들이 쉽게 감정이입하도록 하고, 이야기를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게 구성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는 1986년 1월을 배경으로 미국 델라웨어주에 사는 세 남매의 한 달간 이야기다. 1986년 챌린저호 발사를 기다리는 버드라는 여자아이와 쌍둥이 오빠 피치 그리고 유급하여 중학교 2학년을 또 다니고 있는 첫째 캐시가 주인공이다. 좋아하지만 재능이 없는 것에 고민이 있는 캐시와 모든 것에 짜증이 나고 현실에 불만이 가득한 피치, 그리고 꿈은 있지만 주변에서 무시당하며 자신감을 잃어가는 버드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 10대들와도 비슷하여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목차


“이 집에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거 알아.” 엄마가 말했다. “당신은 여덟 시간 근무를 마치고 와서 그 사람들 빨래를 다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버드는 오늘 집의 기분을 착각했다. 부모님의 낮은 대화 소리에 또 속았다. 버드가 기대한 건 지킬 박사였는데 정반대인 하이드 씨였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버드가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 p.16

피치의 가슴속의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목숨이 두 개나 남아 있었는데 그냥 일어나야 했다. 멍청한 형 때문에. “내가 손을 다쳐서 다행인 줄 알아. 안 그랬으면 네 얼굴에 주먹을 날렸을 테니까.” 캐시가 말했다. 그러자 모두가 한꺼번에 말했다. 피치는 거기 대꾸를 했고, 엄마는 꾸중을 했고, 아빠는 “어허! 말 조심!” 했다. 하지만 버드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분해도를 또 하나 그렸어요. 혹시 보고 싶은 분 계시면 집에 돌아갔을 때 말씀해 주세요.” 버드가 말했다. “아무도 없어, 네 그림 보고 싶은 사람.” 피치가 말했다. 차 안은 조용했다.
--- p.29

속삭임이 더 커졌다. “헨리?” 방법이 없었다. 어맨다를 보아야 했다. 피치가 고개를 돌리자, 어맨다는 미소 띤 얼굴로 손을 뻗어 무언가를 건넸다. 맙소사, 이거 쪽지야? 아니, 그것은 손바닥만한 스티커였다. 다스 베이더가 두 손으로 광선검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광선검이 다스 베이더의 검은 망토 앞에서 빨갛게 반짝였다. 멋진 스티커였지만, 그 후폭풍을 감당할 만큼의 가치는 없었다. 뒷자리에서 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p.46

넬슨 토머스 가족은 한때 하나의 태양을 중심으로 질서 있게 공전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어느 시점에 각자의 궤도로 흩어졌는데, 언제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어쨌건 한 가지는 분명했다. 넬슨 토머스 삼남매는 학교가 끝나면 늘 따로 간다는 것. 캐시는 주로 친구들하고. 버드는 곧장 집으로. 피치는 번과 함께 오락실로 간다.
--- p.56

“늦는다고 전화하셨어요.” 캐시가 말했다. 아빠가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몰라요. 누가 회의를 잡았대요.” “그렇겠지.” 아빠가 중얼거렸다. 캐시는 아빠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두 손을 허리에 짚고 부엌 가운데 서 있다는 건 알았다. 그게 가족의 이상한 점이다. 때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지 않고도 안다.
--- p.67

“좀 비슷하네. 하지만 이 분은 예쁘잖아.” 제시카 디아즈가 말했다. 그 말은 가볍게 나왔다. 하지만 이 분은 예쁘잖아. 버드의 귀에 그 말이 다시 한 번 울렸다. 하지만 이 분은 예쁘잖아. ‘하지만’이라는 게 무슨 뜻이지? “아니, 그렇다고 네가 안 예쁘다는 건 아니야, 버드.” 제시카가 다른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그냥 예쁜 거는 네 분야가 아니라서.” 그리고 말을 끝내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