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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후쿠시마 한국
저자 : 강은주
출판사 : 아카이브
출판년 : 2012
정가 : 15000, ISBN : 9788958624615
책소개
『체르노빌 후쿠시마 한국』은 체르노빌 핵 발전소 사고와 후쿠시마 핵 발전소 사고를 되돌아보고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며, 또한 한국의 핵 발전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도 되돌아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우선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와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의 실체를 다시 조명한다. 사고 과정에서 있었던 정부와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들과 은폐 노력이 어떻게 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켰는지 보여주고, 핵 사고가 일어난 후의 참상을 보여준다. 이후 한국의 원전들의 안전 상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점 등을 보여주면서 핵 발전소는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든 문제점이라고 주장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하여 쓰여진 이 책은, 인터뷰를 통해서 그곳의 고통과 비극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목차
프롤로그
1 체르노빌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인터뷰 체르노빌, 2011년 4월
그날 오후에는 3만 5000명의 주민들이 봄날의 평화로운 토요일을 즐기고 있었다. 이미 방사능 수치는 평균치보다 400배가 넘고 있었다. 그들이 보고 느끼고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오염되었다.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인간의 오감으로는 절대로 인지할 수 없는 침묵의 살인자들은 순식간에 그들을 덮쳤다. 입고 있는 옷, 정원의 잔디, 바람에 날리는 꽃잎,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집안의 모든 살림들 그리고 피부까지 모두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그들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었다. 그들이 살았던 집과 가구와 가재도구들은 이제 영원히 누구도 쓸 수 없게 되었다. 터져버린 발전소에서는 방사능이 뿜어져나오고 있었지만, 어떤 경보도 주의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2 후쿠시마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인터뷰 후쿠시마, 2012년 1월
정부의 ‘안전하다’는 말을 믿어서든, 혹은 떠나지 못하는 다른 이유 때문이든 후쿠시마에는 여전히 사람들과 아이들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죽음의 공기 속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모른 채 남아 있다. 후쿠시마에서 태어났고, 자랐으며, 땅을 일구고, 바다를 바라보며 후쿠시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던 사람들은 이제 그곳이 영영 아이들을 기를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었던 공기와 물은 이제 아이들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버렸다.
3 한국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이후 한국
인터뷰 한국, 2012년 1월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은 서로간의 심각한 집단폭력과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으며, 소소한 갈등은 크게 번졌고, 법적 공방은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공동체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대대로 오랜 시간 협동과 신뢰를 바탕으로 같은 바다를 일구고 같은 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가난한 어촌 마을은 불신과 미움의 공기로 가득 찼다. 길고 긴 재판 과정은 그들을 더욱 깊은 상처로 내몰았다. 평화로웠던 어촌 마을은 깊게 파인 상처만 남은 침묵의 마을이 되었다.
에필로그
저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