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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이와이 슈운지 장편소설)
저자 : 이와이 슌지
출판사 : 집사재
출판년 : 2013
정가 : 12000, ISBN : 9788957751503
책소개
첫사랑의 전설적 영화 「 러브레터」
2월14일 재개봉과 함께 원작소설 재출간!!
1999년 첫사랑의 열병을 앓던 모든 이들의 마음에 아릿한 기억을 남기며 14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와이 슌지의 감성 멜로 영화 「러브레터」가 14년 만에 재개봉을 하게 되었다. 영화의 재개봉에 맞추어 절판되었던 소설도 다시 출간되어 「러브레터」의 아련한 감성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선물로 다가간다. 한국에 영화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이와이 슌지는 실제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도 소설 『러브레터』를 월간지에 연재하던 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 히로코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남자 후지이 이츠키의 두 번째 기일에 우연히 그의 낡은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앨범 뒤에 실려 있는 ‘후지이 이츠키’ 이름 아래 적힌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당연히 아무도 받을 리 없다고 생각한 그 편지를 누군가 받고 답장을 보내온다. 그것도 이미 2년 전에 세상을 떠난 '후지이 이츠키'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받던 히로코는 우연한 기회에 그 주소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답장을 쓰는 사람이 그와 동명이인으로 그의 중학교 여자동창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시나요)'라는 대사로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아름다운 동명 영화의 원작. 순백색 위의 도화지에 그려진 맑은 수채화 같은 『러브레터』가 독자들을 찾아온다.
목차
아키바는 이츠키와 가장 친한 친구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등산의 리더이기도 했다. 벼랑에서 떨어진 이츠키를 내버려둘 결심을 한 것도 그였다. 장례식 날, 아키바와 산악 동료들은 이츠키의 친척들로부터 참가를 거부당했다. 그때는 누구나 감정이 격해 있었다.
“산의 규칙은 산 위에서만 통용되는 거야!” --- p.8
“어머나, 이 아이, 히로코를 닮지 않았니?”
“네?”
“혹시 첫사랑의 아이?”
“이 친구가요?”
“첫사랑의 그림자를 쫓아간다고 하잖아, 남자라는 건.”
“그래요?”
“그럼.”
히로코는 앨범에 얼굴을 갖다대고 유심히 보았지만 어디가 닮았는지 알 수 없었다. --- p.14
후지이 이츠키님,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낸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 p.22
와타나베 히로코님,
감기약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대단히 실례입니다만, 당신은 어떤 와타나베씨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부디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후지이 이츠키 --- p.41
후지이 이츠키님,
편지 고맙습니다.
다음 달 오타루에 갑니다.
시간 있습니까?
몇 년 만인가요. 이츠키씨를 만나는 것이. 정말 기대됩니다.
머리 모양은 달라졌을까요?
갈 날이 가까워지면 전화하겠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 p.70
실은 내가 중학교 때, 우리 반에 동성동명의 남자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의 후지이 이츠키라는 것은 그 아이가 아닐까요?
동성동명의 남자와 여자란 흔한 일이 아니죠.
그렇게 생각하면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떻습니까.
내게 짚이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덕분에 감기도 많이 나았습니다.
당신도 부디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후지이 이츠키 --- p.103
“선배님, 우리들 사이에서는 전설적 인물이시랍니다.”
“그건 말도 안돼.”
“있다!”
학생 한 명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뒷표지를 펼치더니 안의 카드를 빼내어 내게 보여주었다.
“보세요. 이것.”
나는 카드를 보고 놀랐다. 그것은 그가 장난으로 후지이 이츠키라고 쓴 그 백지카드였다. 설마 남아 있다니. --- p.159
“있었잖아요? 동성동명의.”
“아아.”
“그 녀석의 장난이었어요.”
“......”
“기억하세요?”
“그래. 남자 후지이 이츠키?”
“그래요!”
“출석번호 9번.”
“우와, 대단해요!” --- p.168
“나, 프로포즈를 받지 못했어요. 그 사람에게. 밖으로 불러내더군요. 손에는 반지 케이스까지 꼭 쥐고서.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둘이서 두 시간 정도를 묵묵히 벤치에 앉아 야경만 바라보았죠. 그러다가요, 왠지 그가 가엾어져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 말했어요. 결혼해 달라구요.”
“히로코가?”
아키바가 어이없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그래, 그랬더니 그 사람......”
“뭐라고 했는데?”
“단 한마디, 좋아, 라고.” --- p.190
멍해 있는 나에게 학생들은 뒤예요, 뒤의 카드, 하고 들떠서 재촉했다. 시키는 대로 나는 뒤의 카드를 보았다. 그곳에는 후지이 이츠키의 서명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뒤예요, 뒤요,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채 나는 별 생각 없이 그 카드를 뒤집었다.
나는 말을 잃었다.
그것은 중학시절 나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