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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비치
맨해튼 비치
저자 : 제니퍼 이건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9
정가 : 16800, ISBN : 9788954657433

책소개


수많은 비밀을 품은 바다에서 삶의 좌표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시대의 관습과 금기를 거부하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

완벽에 가까운 고증을 거쳐 되살아난 1930, 40년대 뉴욕에서 이야기는 세 사람의 시점이 오가는 가운데 애너의 분투를 축으로 에디, 덱스터의 과거와 현재가 서서히 드러나며 진행된다. 가난한 이민자가 북적이는 공동주택, 상류층이 은거하는 고급 주택지,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가 대립하는 항구의 뒷골목, 암막커튼 뒤 술과 웃음이 흐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세 사람은 지금과는 다른 세상, 다른 운명을 갈망한다. 불법과 폭력,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그림자 세계에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으려는 에디, 조직을 위해 손에 피를 묻히면서도 양지의 합법적인 삶을 추구하는 덱스터, 두 사람의 비밀을 밝혀내고 편견의 굴레를 벗어버리기 위해 기꺼이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애너. 제각기 다른 미래를 꿈꾸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세 사람의 중심에는 바다가 있다. 해운과 항만의 본거지이자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현관이었던 바다는 당시 뉴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바다 곁에서 나고 자란 세 사람은 바로 그 바다에서 존재근거와 돌파구를 찾는다. 때로는 더없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때로는 미친듯이 날뛰는 무한대의 그 공간은 제니퍼 이건 특유의 섬세한 표현을 통해 또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발한다.

무엇보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추동력은 강인하고 영민한 여성 애너다. 전쟁 같은 삶을 투지와 끈기로 헤쳐나가는 이 캐릭터는 2차세계대전 당시 셰르부르의 항구에서 러시아군 여성 다이버를 보았다는 어느 군인의 증언에서 탄생했다. 당시의 다이빙 슈트를 직접 착용해본 작가의 경험과 미 육군 최초 여성 심해 다이버와의 인터뷰, 당시 브루클린 해군공창 노동자의 일기와 서간 검토를 통해 생생하게 복원된 공기는 애너가 감당해야 했던 물리적, 상징적 무게를 고스란히 전한다. 여느 남자에게도 버거운 다이빙 테스트를 보란듯이 통과했음에도 현실의 벽은 공고하고 자기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불합리한 이중잣대에 짓눌리지만, 전통적인 성역할을 거부하고 타고난 승부욕과 집념으로 편견을 깨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긴다.

경이와 공포를 동시에 안기는 바다에서 또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세 사람 앞에는 과연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마지막까지 쉼없이 책장을 넘어가게 하는 스토리텔링 감각과 언어를 세공하는 제니퍼 이건의 탁월한 능력이 정점에 달한 『맨해튼 비치』는 바닷속 저류처럼 독자를 빨아들여 완전히 다른 시공간에 데려다놓을 것이다.

목차


1부 | 해변 … 011
2부 | 그림자 세계 … 075
3부 | 바다를 봐 … 161
4부 | 어둠 … 255
5부 | 항해 … 369
6부 | 다이빙 … 415
7부 | 바다, 바다 … 515
8부 | 안개 … 601
감사의 말 … 649
옮긴이의 말 | 바다, 그 엄혹하고도 찬란한 신비에 바치다 … 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