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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저자 : 유계영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9
정가 : 10000, ISBN : 9788954655897
책소개
“내가 나를 지나가버린 것을 끝까지 모른다”
―‘나’에게 잘 도착하는 길은 ‘나’를 잃는 과정 중에 있는지 모른다
2010년 등단 이래 깊고도 낯선 시세계를 구축해온 시인 유계영. 첫 시집 『온갖 것들의 낮』(민음사, 2015)과 현대문학 핀시리즈에 포함된 시집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2018)에 이어 세번째 시집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를 펴낸다. 첫 시집에서 우리가 만났던 “스타카토풍의 불안과 공포를, 시간과 공간이 어긋나는 건조한 밤을, 입체파 회화처럼 단절되면서 동시에 연결되는 몸과 얼굴”(이장욱)에 더해 시인 유계영의 더 깊숙한 곳이 침착히 꺼내 보여진 시집이 되겠다.
시인은 “왜 과거의 어떤 나로부터 현재의 나에 이르기까지는, 내가 살던 시간 같지 않을까. (…) 오늘의 나는 오늘 태어난 나”(『나는 매번 시 쓰기가 재미있다』, 서랍의날씨, 2016, 공저)라고 말한 바 있다. 조연정 평론가가 쓴 이번 시집 해설 가운데 “유계영 시가 현재의 시간 속에서 쓰고 있는 것이 바로 ‘죽은 나’의 ‘미래일기’(「미래일기」) 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대목 또한 맥이 통할 터이다. 과거-현재-미래의 연속성이 말처럼 당연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과거를 떠올렸을 때 거기 남은 내가 낯설고 그 시간이 내 것 같지 않다면, 오늘의 나는 오늘 태어난 나이자 죽은 나의 미래라는 감각이, 그 사이에서 ‘나’가 느끼는 곤란함과 혼란함, 상실감을 우리가 맞닥뜨리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는지 모른다.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목차
시인의 말
1부 우리는 시끄럽고 앞뒤가 안 맞지
봄꿈/ 더 지퍼 이즈 브로큰/ 공공 서울/ 눈금자를 0으로 맞추기 위해/ 불과 아세로라/ 심야산책/ 왼손잡이의 노래/ 동창생/ 개와 나의 위생적인 동거/ 반드시 한쪽만 유실되는 장갑에 대하여/ 몰/ 치와와/ 미래일기/ 참 재미있었다
2부 손까지 씻고 다시 잠드는 사람처럼
미래는 공처럼/ 허클베리-경언에게/ 맛/ 신은 웃었다/ 레이스 짜기/ 삼박자/ 여름이 오다/ 다이얼/ 적록색맹에게 배운 지혜/ 잠실/ 이석/ 잠을 뛰쳐나온 한 마리 양을 대신해/ 밤의 이야기/ 가족사진
3부 이렇게 긴 오늘은 처음입니다
해는 중천인데 씻지도 않고/ 나는 미사일의 탄두에다 꽃이나 대일밴드, 혹은 관용, 이해 같은 단어를 적어 쏘아올릴 것이다/ 우리는 친구/ 북/ 진술서/ 실패한 번역/ 맨드라미/ 치(齒)/ 대관람차/ 환상통/ 아코디언/ 구충제 먹는 날/ 자유로
4부 별 뜻 없어요 습관이에요
시/ 착한 기린의 눈/ 너무 느리게 생각하고 너무 급하게 돌진하는 코뿔소/ 겨울에 쓰는 여름 시/ 두 마리 앵무새가 있는 구성/ 은둔형 오후/ 만성피로/ 기린을 보여주는 사람은 난장이를 숨긴다/ 엔젤링/ 푸가/ 구경하는 집/ 촙/ 탈(脫)/ 마침내의 날/ 웃는 돌
해설 - ‘못다 한 이야기’
조연정(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