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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저자 : 맥 바넷
출판사 : 시공주니어
출판년 : 2019
정가 : 15000, ISBN : 9788952786661
책소개
칼데콧 상 수상 작가 존 클라센, 맥 바넷 듀오의 모양 친구들 3부작 그 마지막 책!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완벽한 플롯, 미묘하고도 날카로운 위트가 담긴 기발한 모양 캐릭터 이야기!!!
동그라미와 동그라미의 친구인 세모와 네모가 나오는 『동그라미』책
동그라미의 말을 듣지 않고 폭포로 들어간 세모를 찾으러 갔다가 벌어진 동그라미스러운 이야기
유머와 가벼운 철학적 사색이 어우러져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북리스트
진정한 공포의 순간을 보여 주는 이야기. 어둠 속 존재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는 동그라미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침착한 분석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빛과 그림자, 질감을 살린 존 클라센의 절제된 작업 방식은 마치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는 동그라미처럼 완벽하다. -혼북
검은 색의 연속적인 사용, 등장인물들을 눈으로만 표현한 묘사는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 준다. -BCCB(Bulletin of the Center for Children’s Books)
목차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모, 네모, 동그라미의 좌충우돌 이야기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단순한 형태의 모양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캐릭터로 형상화해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동그라미』에는 주인공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모두 등장해 저마다의 모양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각자의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세 캐릭터의 특성은 사는 곳에서부터 드러난다. 세모는 세모 모양의 동굴에 살고, 네모는 네모난 돌들로 가득한 비밀 동굴에 산다. 그런데 동그라미는 폭포에 산다. 폭포 아래 둥둥 떠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고 있는 동그라미의 모습은 흡사 도를 닦는 수도승을 연상시킨다.
폭포 안쪽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그라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엔 공포감을 조성한다.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이 점을 잘 포착했다. 특히 어두운 색채의 활용과 여백의 활용에 능한 존 클라센의 일러스트가 빛을 발한다. 존 클라센은 어둠 속 눈동자만으로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연출했고, 수채 물감, 흑연, 디지털 기법을 섞어 동굴 속 묘사를 멋지게 완성했다. 독자들은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예측 불가의 공포 속에서 더 큰 상상력을 펼치며 작품 속에 몰입하게 된다.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동그라미를 통해 우리는 ‘어둠 속의 공포’도 전복시키는 ‘침착함’과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래서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떠올리는 모양은 다르겠지만, 모두의 상상 속에서 어둠 속 이름 모를 눈동자의 주인공은 ‘나쁜 애가 아닌 좋은 애’로 그려질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동그라미』의 주된 이야기는 동그라미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폭포로 들어간 세모를 찾으러 갔다가 벌어진 에피소드지만, 그 이면에는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세모가 동그라미와의 약속을 어기고 폭포 안으로 들어가자, 동그라미가 세모를 찾으러 간다. 둘은 폭포 안에서 세모도 네모도 아닌 누군가를 마주하고는 두려움에 휩싸여 허겁지겁 왔던 길을 돌아 나온다. 폭포 밖에서 동그라미는 어둠 속에서 만난 낯선 존재에 대해 상상하며 그 애를 이해해 보려 한다.
우리도 어떤 대상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족할 때 막연한 두려움, 거부감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대상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나와는 다른 존재라고 선을 그어 버린다. 동그라미의 말처럼 어쩌면 ‘나쁜 애가 아닌 착한 애일지도’ 모르는데, 잘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애’로 낙인찍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낯선 존재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동그라미』는 이러한 문제를 환기시키며 처음에는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무언가도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다른 존재의 하나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일과도 같다. 두려움은 편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낯선 존재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동그라미처럼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도 포용할 줄 아는 차별 없는 마음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저마다의 모양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이름 없는 모양이라도 괜찮아!
어둠 속에서 만난 눈동자의 주인공을 ‘그 모양’이 아닌 ‘그 애’로 표현하는 작품 속 모양들은 자신들을 독립된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모양 친구들 3부작의 세 주인공 세모, 네모, 동그라미는 각각의 특성을 가진 캐릭터로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상징한다. 뾰족뾰족 세모는 장난기가 많지만 관계를 맺는 일에 적극적이다. 반듯반듯 각이 진 네모는 어리숙한 면이 있지만 노력파다. 맥 바넷이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모양이라는 동그라미는 세상을 둥글게 바라보면서, 우리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자 같은 면모가 있다. 또 두 발을 땅에 디딘 세모, 네모와 달리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자유로운 영혼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네모를 천재로, 이름 모를 존재를 착한 애로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작품 속에서 마주하는 건 세 개의 모양뿐이지만 사실 세상에는 명확한 형태를 가진 모양보다는, 세모가 네모의 집을 오갈 때 마주한 바로 그 모양들처럼, 모양은 모양인데 이름 없는 모양에 가까운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이미 이름 붙여진 모양들에 끼워 맞추려 한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만 해도 특징과 성격, 삶의 모습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사람을 정해진 하나의 모양으로 단정 짓거나 분류할 수 있을까?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이미 이름 붙여진 모양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책의 말미에 독자들을 향해 저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모양을 떠올려 보라’는 질문을 던지며, 모두의 상상 속 모양을 존중하고 인정한다. 그러면서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누군가가 정해 놓은 모양,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닌, 단 하나뿐인 나로서 우뚝 서는 존재가 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개성 넘치는 모양 캐릭터, 세모, 네모, 동그라미
원래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비디오 게임 캐릭터로 만들려 했던 존 클라센은 맥 바넷과 이야기를 나누다 모양 3부작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탄생시켰다. 두 작가는 조물주처럼 세 가지 모양에 개별적인 성격이나 습관 등을 부여하는 데만 몇 달을 보내면서 각각을 고유한 캐릭터로 발전시켰다.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진 모양 캐릭터는 저마다 생김새도, 성격도 다른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래서 단순한 모양 캐릭터임에도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뾰족뾰족 장난기가 많은 세모, 반듯반듯 각이 진 어리숙한 네모, 그리고 둥글둥글 세상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을 이끌어 내는 동그라미까지!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세모」, 「네모」, 「동그라미」 이야기는 둘 혹은 셋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 같은 캐릭터라 하더라도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특성이 달리 규정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의 삶에서도 ‘나’라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이처럼 모양 3부작에는 독자들이 세모와 네모와 동그라미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내면을 발견하고, 나아가 삶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라는 두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유쾌하고 단순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철학적 통찰
「세모」에서 세모는 네모에게 찾아가 장난을 치고, 「네모」에서 네모는 동그라미 덕에 얼떨결에(?) 천재 조각가가 된다. 『동그라미』에서는 세 친구가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낯선 존재를 만난다. 세 이야기는 모두 단편적인 에피소드 같지만 곱씹을수록 생각할 거리를 남겨 준다. 「세모」는 예상치 못한 곳,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삶의 형세나 서로의 입장이 뒤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관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네모」는 인생이란 보는 관점에 따라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와 함께 ‘예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동그라미」는 진짜 ‘내’가 되어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도 포용할 줄 아는 차별 없는 마음을 가지라고 이야기하며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이끌어 낸다.
특히 제한된 색의 사용과 여백의 활용으로 배경은 단순화하고 캐릭터는 강조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게 만드는 존 클라센의 그림 화법은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 주며 모양 3부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독자들이 완성해 가는 모양 이야기
「세모」, 「네모」, 「동그라미」 는 모두 정해진 결말 없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존 클라센과 맥 바넷 듀오의 화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두 작가는 동그라미를 가장 완벽한 모양으로 생각해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는 모양인 『동그라미』로 모양 이야기를 완성했지만, 이야기 말미에 독자들에게 시각적 심상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다채로운 세상에서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존재하는 한, 독자들의 삶에서 모양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