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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Room)
룸 (Room)
저자 : 엠마 도노휴
출판사 : 아르테(arte)
출판년 : 2015
정가 : 15000, ISBN : 9788950962272

책소개


2008년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충격 실화!
24년간 지하 밀실에 갇혀 납치범의 아이를 낳은 여성


2016년 최고의 기대작, 영화 [룸]의 원작 소설!


열아홉 살에 납치되어 7년간 가로세로 3.5미터의 작은 방에 갇혀 사는 엄마, 그녀에게는 아들 잭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갇힌 방을 세상의 전부로 알고 방의 모든 것을 친구로 여기는 다섯 살 소년 잭, 그에겐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다. 엄마는 아직도 바깥세상의 구조를 바라며 전깃불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좌절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엄마는 잭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내기로 결심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엄마와 떨어져본 적이 없는 잭은 엄마를 위해 그의 전 생애를 건 모험을 한다. 『룸』은 범죄 소설의 잔혹함보다는 절망을 이겨내고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간 엄마와 아들의 믿음과 사랑을 천진난만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목차


생일선물 ... 9
그 남자 ... 49
거짓말 되돌리기 ... 85
전기 ... 121
식물의 죽음 ... 159
대탈주 ... 195
부서진 씨앗 ... 249
분재 소년 ... 305
좀비들 ... 361
해먹이 있는 집 ... 403
이사 ... 455
옮긴이의 말 ... 517

201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소설 『룸』에 대한
언론과 평단의 극찬!

“엠마 도노휴의 글은 순수에서 공포로, 공포에서 부드러움으로 변화하는 탁월한 연금술이다. 『룸』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다. 책을 읽은 뒤 고개를 들어보면 세상은 똑같지만 독자는 어딘가 변하며, 이런 기분은 며칠 동안 떠나지 않는다.”

-오드리 니페네거, 『시간 여행자의 아내』 저자



“『룸』은 극히 드물게 보는 독창적인 예술작품이다. 어떤 소설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최상의 찬사를 보내고 싶다. 많은 것을 깨닫게 하는, 어두운 아름다움과 힘을 지닌 책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마이클 커닝햄, 『세월』, 『세상 끝의 사랑』 저자



“대단한 상상력과 현란한 언어의 사용, 그리고 설득력 있는 캐릭터, 사랑스러운 꼬마. 전에 읽어본 어떤 작품과도 다르다.”

-아니타 슈레브, 『조종사의 아내』 저자



“『룸』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심오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잭은 내게 대단한 감동을 주었다. 그의 목소리, 이야기, 순수함, 엄마에 대한 사랑이 함께 결합되어 대단히 독특하고 대단히 중요한 무언가를 낳았다. 나는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한 마음에 이틀 동안 이 책을 다 읽었다. 『룸』은 가능한 한 많은 독자에게 읽혀야 하는 소설이다.”

-존 보인,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저자



“숨 막히는 극적 긴장감과 감금된 아이의 심리에 대한 뛰어난 묘사로 읽는 이를 단숨에 휘어잡는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놀라울 만큼 독창적인 방법으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쉽게 잊히지 않을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손에 꼽을 만큼 소수의 작가만이 어린아이 머릿속에 들어가는 법을 알고 그것을 지면 위에 펼칠 수 있다. 헨리 제임스, 마크 트웨인, 윌리엄 포크너를 비롯해 최근에는 진 스태퍼드와 에릭 크래프트가 바로 그들이다. 이제 그들에게 또 다른 동료가 생겼다. 엠마 도노휴의 소설 『룸』에 나오는 다섯 살짜리 소년은 너무 현실적이라 그가 마치 독자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룸』은 전혀 꾸민 것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아름답게 꾸민 소설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일단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당신은 기꺼이 엠마 도노휴의 포로가 되고 싶을 것이다.”

- 《뉴스위크 》



“아무리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오랫동안 계속해서 떠오르는 충격적인 작품이다.”

-《O 매거진》



“어머니의 사랑에 바치는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다. 올해 가장 성공적인 작품 중 하나다.”

-《가디언》



“놀라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름답고 독창적인 작품이다. 올해 내가 읽은 작품들 중 최고라 단언할 수 있다.”

-아마존 독자평




◎ 책 속으로

* “열 살이 되면 훨씬 클 거야.”
“그래?”
“자라고 계속 자라서 사람으로 변할 거야.”
“음, 넌 지금도 사람인걸. 우리 둘 다 사람이야.”
우리를 가리키는 단어는 ‘진짜’일 텐데. 텔레비전 안 사람들은 그냥 색깔로 만들어진 거고.
“응, 내가 소년을 또 낳으면, 그 애도 진짜 사람이 될 거야. 아니면, 거인이 될 거야. 착한 거인. 여기까지 자라야지.”
나는 풀쩍 뛰어서 침대 벽 높은 곳, 거의 지붕이 비스듬히 시작되는 곳 가까이 손을 짚었다.
“근사한데.”
엄마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안 좋은 말을 했다는 뜻이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난 채광창을 뚫고 바깥 세계로 나가서 행성 사이로 슉슉 자랄 거야. 도라랑 스폰지밥이랑 내 친구들을 찾아가야지. 강아지 러키랑 같이.”
― 26쪽 중에서

* 옷장 안에 들어가면 자야 하지만, 나는 몇 번 싸웠는지 세어보았다. 사흘 동안 세 번이었다. 한 번은 초 때문에, 한 번은 쥐 때문에, 한 번은 러키 때문에. 다섯 살이 된다는 게 하루 종일 싸워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다시 네 살이 되고 싶었다.
“잘 자, 방아.”
나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잘 자, 전등아, 풍선아.”
“잘 자, 화덕아. 잘 자, 식탁아.”
엄마가 말했다. 나는 씩 웃었다.
“잘 자, 글씨 공아. 잘 자, 요새야. 잘 자, 깔개야.”
“잘 자, 공기야.”
“잘 자, 온갖 소음아.”
“잘 자, 잭.”
“잘 자, 엄마. 참, 벌레들도. 벌레들 잊지 마.”
“잘 자라. 잘 자라. 벌레야, 물지 마.”
― 73쪽 중에서

* “왜 엄마는 여기서 사는 게 싫어?”
엄마는 일어나 앉아 티셔츠를 내렸다.
“난 안 끝났어.”
“끝났어. 네가 이야기를 시작했잖아.”
나도 앉았다.
“왜 나랑 같이 방에서 사는 게 싫어?”
엄마는 나를 단단히 잡았다.
“엄마는 언제든지 너랑 같이 있는 게 좋아.”
“하지만 방이 작고 구리다고 했잖아.”
“아, 잭.”
엄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난 바깥에서 사는 게 더 좋아. 하지만 너랑 같이.”
“난 엄마랑 같이 여기 있는 게 좋아.”
평생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 138쪽 중에서

* “엄마한테 말하듯이 그 사람들에게 말해봐. 내가 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뭐라고 말할래?”
“우리가 납치당했어요.”
“아니, 내가 그 집이나 차, 도로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너랑 엄마가…….”
나는 다시 말했다.
“너랑 엄마가…….”
“아니, 넌 ‘우리 엄마랑 내가’라고 해야지.”
“너랑 내가…….”
엄마는 숨을 내쉬었다.
“좋아, 됐어. 그냥 쪽지를 주면 되겠다. 쪽지는 아직 안전하지?”
나는 속옷 안을 보았다.
“없어졌어!”
엉덩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이 느껴졌다. 나는 쪽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앞쪽에다 보관해. 혹시라도 떨어뜨렸으면 이렇게 말해. ‘나는 납치당했어요!’ 말해봐. 그냥 그 말만.”
“나는 납치당했어요.”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또렷하고 크게.”
“나는 납치당했어요.”
나는 소리쳤다.
“아주 잘했어. 그러면 그들이 경찰에 연락할 거야. 경찰은 방 을 찾을 때까지 집집마다 뒷마당을 수색할 거고.”
그리 확신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내가 상기시켜주었다.
“토치로.”
우리는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죽은 척하기, 트럭, 빠져나오기, 뛰어내리기, 달리기, 사람, 쪽지, 경찰, 토치. 아홉 가지였다. 머릿속에 한꺼번에 다 넣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엄마는 당연히 할 수 있지, 넌 엄마의 영웅이니까, 다섯 살이니까, 라고 했다. 아직 네 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209~210쪽 중에서

* “자, 그 지옥에서 2년이라는 소중한 젊음을 보낸 뒤에 두 번째로 임신하신 걸 아셨는데요. 혹시 그런 기분이 든 적이 있으셨나요? 억지로 그 남자의…….”
엄마가 끼어들었다.
“난 구원받은 기분이었어요.”
“구원받았다, 아름답군요.”
엄마는 입술을 비틀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어요. 난 열여덟 살에 낙태를 했지만 그건 후회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부풀린 머리를 한 여자는 입을 약간 벌렸다. 그러다 그녀는 종이를 내려다보고 다시 엄마를 보았다.
“5년 전 그 추운 3월의 어느 날 당신은 원시적인 조건에서 혼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셨습니다. 그것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나요?”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최고의 일이었죠.”
“아, 물론 그러셨겠지요.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니까요.”
“네. 하지만 제게, 잭은 모든 것이었어요. 난 다시 살게 됐답니다. 중요한 것이 생긴 거죠. 그래서 그 뒤에는 얌전하게 굴었어요.”
“얌전하게? 아, 그러니까.”
“잭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생각뿐이었어요.”
― 374~375쪽 중에서

* “그래. 난 그가 죽었으면 좋겠어.”
엄마는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엄마가 누구를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천국은 못 가.”
“그럼. 그 밖에 있어야지.”
“똑똑, 아무리 두드려도 못 들어가.”
“맞아.”
“하하.”
소방차 두 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갔다.
“할머니는 그가 더 많다고 했어.”
“응?”
“그런 사람들. 세상에는.”
“아.”
“사실이야?”
“그래. 하지만 복잡한 게, 세상에는 중간쯤 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단다.”
“어디쯤?”
엄마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무엇을 보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선과 악 사이 어딘가에. 양쪽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
― 507~50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