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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세계문학전집 87)
그후 (세계문학전집 87)
저자 : 나쓰메 소세키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3
정가 : 11000, ISBN : 9788937460876

책소개


일본 근대 문학의 지표 나쓰메 소세키
‘게으를 권리’와 심미주의로 파헤친 시대와 사회의 모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채, 감미롭고 강렬한 향기가 담긴 탐미적 서사

“선생님, 심장 고동 소리가 약간 이상해지지는 않았나요?”

일본 근대 문학의 지표-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근대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일본의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애독되고 있다. 얼마 전 이와나미 문고는 창립 90주년을 맞이하여 실시한 독자 설문 조사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1,2위를 차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100위 안에 총 7권이 수록되었다. 또한 현재 유통되는 1000엔 지폐에 실린 초상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본의 저명한 문학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나쓰메 소세키만큼 각가지 장르와 문체를 구사한 작가는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다양성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또한 소설가 고바야시 교지도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이었음에도 처음부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전혀 낡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것은 가히 기적이다.”라는 말로 나쓰메 문학에 찬사를 보냈다.

나쓰메 소세키는 영국 유학을 다녀온 뒤 도쿄 제국대학 전임 강사로 재직하던 중에 소설가로 데뷔하였다.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보장받았던 제국대 교수가 무엇이 아쉬워 서른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당시 일본 열도에 팽배했던 서구 자본주의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기보다는 사회인으로서의 자기 몫을 다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볼 뿐이다. 실제로 나쓰메는 영국 유학 기간 중 연무(煙霧)에 휩싸인 런던 거리를 배회하며 ‘근대’의 모순과 암부를 목격하였다. 『그 후』에서는 도쿄 상공에 검은 연기를 쉴 새 없이 내뿜는 공장 굴뚝을 바라보며 암울한 시대 인식에 사로잡히는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40여 년 전 메이지 유신 직후 일본 정부 파견으로 영국 글래스고의 공장 지대를 시찰하던 이토 히로부미 일행이 공장 굴뚝마다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에서 산업 혁명의 눈부신 성취를 목도하고는 절로 ‘아름답다’라고 토로했던 사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수동적인 근대화의 물결이 일본의 비극이라고 생각했던 나쓰메의 지론은 그의 소설을 통해 형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근대 일본의 소외된 지식인들이 처한 곤경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 낸 최초의 작가인 것이다.

목차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비교문화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대학교 객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동양언어문화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세기말과 소세키』(1994)와 『위대한 아시아』(이하 공저),『재일 한국인 문학』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