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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우연한 고양이
너는 우연한 고양이
저자 : 이광호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19
정가 : 11000, ISBN : 9788932035512

책소개


지나치게 매혹적인, 그래서 결코 다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두 권의 산문집을 통해 새로운 글쓰기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던 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세번째 산문집 『너는 우연한 고양이』가 [문지 에크리]로 출간되었다. “시적인 이미지와 간명한 서사와 에세이적인 사유”의 교차를 시도했던 첫 산문집 『사랑의 미래』(문학과지성사, 2011)에서 ‘사랑’의 (불)가능성을, 두번째 산문집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난다, 2014)에서 용산이라는 도시의 공간과 리듬에 대한 저항이자 동시에 탐미로서 목적 없는 ‘산책’의 흔적을 써냈던 그가 5년 만에 펴내는 새 산문집에서 담아내고 있는 것은 바로 ‘고양이’이다.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한 명의 동거인의 모습을 그리는 이번 산문집에서 자연스럽게 이광호의 전작이 떠오르는 것은, 그가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글쓰기’가 이번 책에 이르러 아름다운 성취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글쓰기 주체의 얼굴과 이름이 모두 지워지는 ‘익명의 에세이’는 이광호 특유의 글쓰기 형식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문학적 글쓰기는 자기 얼굴을 지우면서 침묵과 고독을 보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1인칭의 사실성을 비껴가는” 형식을 통해 ‘픽션 에세이’ ‘이상한 독백’이라 부를 만한 에세이로 독자들을 만나왔다. 같은 맥락으로 『너는 우연한 고양이』는 ‘사실 없는 자전’으로 부를 수 있다. 이 책이 글을 쓴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도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책이 2인칭으로 씌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한 사람까지도 마치 ‘고양이’처럼 느껴진다. 이광호가 시도하고자 했던 ‘고양이 하기’ ‘고양이 되기’로서의 글쓰기는 이렇게 완성된다.

흰 장모종 고양이, 흰 털에 검은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얼룩무늬 고양이, 그리고 두 고양이의 동거인인 ‘너’의 모습은 총 3부에 나뉘어 실렸다. 고양이의 외모, 소리, 습성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옮겨 적는 일은 그것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고양이의 아름다움을 다 알 수 없듯이 생의 비밀도, 아니 ‘너’의 현재도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이광호의 에세이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고양이의 모든 아름다움을 다 찾아내고 우리 생의 비밀을 다 밝혀내는 것이 아닌, 다른 감각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신체의 리듬이, 두 고양이를 만나는 동안 우연히, ‘너’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목차


Ⅰ 고양이로부터 고독은
고독
보리
서촌
골목
야생

단념
사라짐
심장
깨끗함
시선
따로
외출

Ⅱ 다만 스칠 수 있는 고양이
일다
이름
결핍
주차장
걸음걸이
만짐
우정

실루엣
선유도
길고양이들
종이 박스
여행지
다른 여행지

Ⅲ 모든 고양이의 시작
책 더미
버리다
다른 심장
소리
중성
참을성
평온함
표정
강아지
유령
망각
복화술
침묵
아직
우연
산책
이후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