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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숲에갔다
저자 : 편혜영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12
정가 : 12000, ISBN : 9788932023113
책소개
한국문학의 중추, 작가 편혜영, 다섯번째 책. 이 소설은 숲에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들이 전혀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숲이 복잡하고 빠져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막막한 곳임을 점차 깨달아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사실 그런 곳은 숲뿐이 아니라는 걸, 의심과 불안이 잠식하는 한 우리가 사는 곳은 그게 어디이든 애당초 그렇다는 걸” 말하고 있다.
무대는 서울에서 400여 킬로미터, 차로 달려 네 시간 거리쯤에 위치한 숲이다. 이번 이야기는 이 숲에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늘과 공기와 대지를 잠식하고 어둠과 일체를 이룬 숲. 복수이자 한 덩어리의 전체로 존재하는 숲. 차고 거친 정적과 짙은 그늘 속에 교교한 바람 소리, 모호한 짐승 소리, 사방을 살피는 부엉이의 울음소리로 가득한 숲이다. 이 숲에 실패한 자제력과 반복되는 결심, 실재 없는 감각의 환영에 시달리는 한 사내가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번 작품에는 분명한 사건의 전조와 등장인물 개개별 성격, 그들 관계의 형성을 낳고 엮는 데 앞서 우리가 접했던 그 어떤 편혜영의 소설들보다 대화문이 풍부하게 실렸다. 대화를 이어가는 한 단락 안에서 인물 화자가 교차하면서 심리 변화의 추이가 미묘하게 얽히고, 고조되는 갈등과 불안의 진폭은 읽는 이를 숨 가쁘게 한다. 갈등이 고조되고 종국에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버린 폭력으로 치닿는 과정 역시 이러한 대화의 과정에서 벌어진다. 현재의 모순과 패배를 이미 예고했던 과거의 불행과 습관은 인물들을 옮겨가며 그 어떤 외부의 폭압보다 거세게 작동한다. 짙고 거대한 숲과 그 속에서 퍼져 나오는 듯한 음습한 기운과 소음은 어쩌면 극도의 자기모순과 자아 분열, 순간적인 격분과 반복된 자기의혹에 매몰되는 우리 안의 소리일지도 모른다.
목차
1부
2부
3부
에필로그
해설: 세계의 일식이 지나고 - 권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