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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럭 (HARD LUCK)
하드 럭 (HARD LUCK)
저자 : 야쿠마루 가쿠
출판사 : 북홀릭
출판년 : 2015
정가 : 13000, ISBN : 9788925890258

책소개


『천사의 나이프』의 작가 야쿠마루 가쿠가 그리는
참혹한 현실 속 반전 미스터리!
지금 분명한 건 내가 함정에 빠졌다는 것.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분명한 건 그날 그 사람들 중 진범이 있다는 것뿐.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디로 가야 하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그만 공장을 다니다 해고된 20대 청년 아이자와 진은 이후 인터넷카페에서 숙식을 하며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부동산 사기를 당해 얼마 안 되는 저축까지 몽땅 날리고 순식간에 노숙자 처지로 전락한다. 어디를 둘러봐도 의지할 곳 없는 진은 먹고 살기도 힘들어 결국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지만 불리한 처지에 착취당하기만 하는 삶은 변함이 없다. 그런 삶에 질린 진은 불법 사이트에서 동료를 모아 막연하게 한방 인생역전을 꿈꾸지만 오히려 익명의 동료에게 속아 살인강도범의 누명을 쓰고 경찰에게 쫓기게 된다. 이대로 경찰에 체포되면 분명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이 될 게 뻔한 상황. 진은 그날의 동료들이 남긴 작은 단서를 이용해 진범을 찾기 시작한다.


목차


뺨에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천천히 눈을 떴다.
짙은 어둠 속에서 뭔가가 천천히 떨어진다.
눈이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뺨과 손끝에 느껴지는 통증의 이유를 깨달았다.
쌓인 눈 위에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런 데 있지? 꿈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뺨과 손끝에 느껴지는 냉기는 틀림없는 현실이다.
눈을 짚으며 일어났다. 순간 뒷머리에 둔중한 고통이 느껴져 손으로 눌렀다.
발밑으로 펼쳐진 일면이 오렌지색으로 빛나고 있다. 그 이상한 광경에 위화감을 안은 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있는 2층짜리 저택이 불타오르고 있다.
어떻게 된 거지…….
활활 타오르는 화염을 믿기지 않는 심정으로 바라봤다. 드디어 어렴풋 기억이 돌아온다.
자신들은 저 집 안에 있어야 했다. 어째서 이런 데 쓰러져 있고 저 집은 불타고 있을까.
동료들은-.
번뜩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울창한 나무들이 만들어낸 어둠이 펼쳐져 있을 뿐 인기척은 없다.
설마 저 저택 안에 남겨진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스쳤지만 격렬하게 타오르는 저택에 다가갈 수는 없었다.
문득 바로 앞의 눈에 반쯤 파묻힌 종이다발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다가가 눈 속에서 종이다발을 집어 들었다.
띠지로 묶인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다. 서둘러 다운재킷 주머니에 쑤셔 넣고 눈을 헤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나무들 틈을 비집고 부지에서 나와 조금 전 차를 세워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산길에 세워둔 차에 도착했는데도 동료들의 모습은 없었다. 운전석에는 키가 그대로 꽂혀 있다.
모두 어디로 간 거지?
럼-, 버번-, 테킬라-.
정적에 휩싸인 주위를 둘러보면서 동료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대답은 없다.
어둠을 가르듯 타오르는 불기둥을 보고 격렬한 초조함에 시달렸다.
일단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생각만으로 운전석에 올라탔다.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