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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작은 새
저자 : 유모토 가즈미
출판사 : 웅진주니어
출판년 : 2009
정가 : 8500, ISBN : 9788901094113
책소개
소중한 것과 '이별'을 경험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그림책
곰이 가장 사랑하던 친구인 작은 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담았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것과 만나고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같이 뛰어놀던 멍멍이가 아파서 죽는 경우나 이사하면서 친한 친구와 헤어지는 일 등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이 책은 아이들이 이별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한 뼘 한 뼘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친구 작은 새를 잃은 곰은 캄캄한 방에 틀어박힙니다. 작은 새를 빨리 잊으라고 하는 숲속 동물들의 말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곰은 들고양이를 만나 비로소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인정받습니다. 그리고 작은 새와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기로 하지요. 상실의 슬픔을 받아들이면서 치유되는 곰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마음이 한층 더 따뜻해질 것입니다.
목차
『곰과 작은 새』의 이야기는…
어느 날 아침, 곰은 울고 있었다. 단짝 친구인 작은 새가 죽었기 때문이다. 곰에게는 작은 새가 그저 잠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날까지 작은 새와 나눴던 이야기도 생생했지만, 이제 작은 새는 없었다. 곰은 예쁜 상자를 만들어 작은 새를 그 안에 넣고, 어디든 가지고 다녔다. 숲속 동물들은 작은 새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며, 곰에게 그만 잊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곰은 집에 들어가 문을 꼭꼭 걸어 잠갔다. 그리고 며칠 동안 깜깜한 집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창문을 열어보니 햇빛이 눈부신 화창한 날이었다. 싱그러운 풀 향기에 이끌려 곰은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강둑에 누워있던 낯선 들고양이를 보았다. 그 옆에는 너덜너덜한 배낭과 이상한 상자가 놓여 있었다. 곰은 상자 안이 몹시 궁급했다. 곰이 들고양이에게 다가가 상자 안을 보여 달라고 하자, 들고양이는 곰의 상자를 먼저 보여 달라고 말했다. 곰은 조금 망설이다가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향긋한 꽃잎에 싸여 편안하게 누워 있는 작은 새가 있었다. 상자 안을 본 고양이는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넌 이 작은 새랑 정말 친했구나. 작은 새가 죽어서 몹시 외로웠지?”
그리고 들고양이는 상자를 열어 바이올린을 꺼내고 곰과 작은 새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곰은 음악을 들으며, 작은 새와 있었던 여러 가지 추억들을 떠올렸다. 즐겁고 행복한 일뿐 아니라 가끔 싸웠던 일들까지 곰은 죄다 기억했다. 음악을 들은 후, 곰은 작은 새를 숲속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묻어주었다. 그리고 이제 울지 않을 거라며 작은 새는 앞으로도 영원히 자신의 친구라고 말한다.
들고양이는 이 마을 저 마을 여행하며 바이올린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며, 곰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곰은 태어나서 한 번도 집을 떠난 적이 없었지만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은 왠지 멋질 것 같았다. 들고양이는 곰에게 배낭 속에 있던 탬버린을 건네며, 한 번 쳐 보라고 했다. 탬버린은 어찌나 손때가 묻었던지 꼬질꼬질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곰은 탬버린의 전 주인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그 뒤로 둘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소중한 것과 '이별'을 경험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그림책
『곰과 작은 새』는 단순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 또는 ‘이별’을 경험하고 난 후,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때까지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곰이 작은 새를 잃을 것처럼 소중한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잃을 때가 많다. 소중한 누구 또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다음, 또는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주변 사람들은 빨리 잊어버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냥 괜찮은 척, 씩씩한 척 지내기보다는 슬픔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만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 그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작은 새를 빨리 잊으라고 했던 숲속 동물들의 말에 마음의 문을 닫았던 곰은, 비로소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인정하고 보듬어 준 들고양이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들고양이가 들려주는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면, 작은 새와의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것과 마주하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곧 매일매일 익숙하고 소중한 것과 이별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나, 같이 뛰어놀던 멍멍이가 아파서 죽는 경우 등 소중한 존재의 ‘죽음’ 즉 ‘이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또 매일 갖고 놀던 곰인형을 더 이상 갖고 놀 수 없거나 이사하면서 친한 친구와 헤어지는 일 등 아이들은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이별’을 경험하고 있다.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이별’을 인정하고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받아들인 아이는 비로소 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곰과 작은 새』는 곰이 친한 친구, 작은 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하지만 그 ‘죽음’은 사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것들과의 ‘이별’을 의미하고 있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익숙한 것, 소중한 것과의 ‘이별’은 사실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이별’을 통해 아이들은 한 뼘 한 뼘 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사카이 고마코의 최신작!
사카이 고마코는 최근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장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노란 풍선』 『별밤곰이 찾아슿 날』 『토끼 인형의 눈물』 등 많은 그림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카이 고마코는 어릴 적 오빠의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책을 처음 접하였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책 작가를 꿈꾸게 되었다. 그때 당시 사카이 고마코의 어머니가 집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많은 그림책들을 구입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카이 고마코는 자연스럽게 사노 요코, 고미 타로, 하야시 야키코 등 일본의 유명 그림책 작가의 책들을 보면서 자랐다. 도쿄예술대학에 입학한 사카이 고마코는 미술보다는 연기에 재미를 느껴, 대학 시절에는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졸업 후, 친구와 함께 파리를 여행하게 되는데, 1년 넘게 파리에 머물면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귀국한 이후, 캐릭터 디자인 사무소에서 일을 하였고, 그때 다양한 장난감을 보게 되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던 사카이 고마코는 고단샤 그림책 상에 응모하면서 그림책 작가로 첫발을 내딛었고, 1998년 『리코짱의 집』으로 데뷔하였다.
특히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사카이 고마코는 부드러운 그림과 섬세한 심리 묘사에 탁월하다. 『곰과 작은 새』에서도 곰의 슬픔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갑자기 가장 사랑하던 친구 작은 새를 잃은 곰. 깊은 슬픔을 등에 진 곰은 작은 새를 상자에 담아 캄캄한 방에 틀어박힌다. 그러던 어느 날, 들고양이와 만난 뒤로 곰은 새로운 빛을 보기 시작하게 된다. 사카이 고마코는 그림에서 곰이 껴안고 있는 어둠과 동시에 그 앞에 놓인 빛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다. 들고양이와 만난 후, 흑백이었던 그림에 빛이 들듯이 분홍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새의 꼬리에 묶여 있던 리본에, 손에 든 꽃에, 들고양이가 준 탬버린에서 우리는 새로운 분홍빛을 볼 수 있다. 그 분홍빛은 우리를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상실의 슬픔을 받아들이면서 치유되는 곰의 성장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사카이 고마코의 그림은 마음으로 먼저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