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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저자 : 구혜선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출판년 : 2009
정가 : 11000, ISBN : 9788901093420
책소개
달콤한 배우 구혜선, 에스프레소 같은 사랑을 이야기하다
첫사랑의 아릿함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와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결합된 독특한 일러스트 픽션!
당차고 발랄한 이미지의 배우 구혜선. 그녀가 소설을 냈다. 서로의 발이 맞지 않으면 상처만 남기는 탱고처럼 누구에게나 풋풋한 열정으로 다가갔지만 서로 어긋나고 빗나가고 말았던 가슴 아파했던 쓰라린 첫사랑 이야기이다. 그녀가 이제껏 틈틈이 그려온 일러스트 40여 컷이 소설의 이야기 전개에 맞게 적절히 배치되어 그녀의 이야기가 제대로 우리에게 당도한다.
여주인공 ‘연’은 갑작스런 이별을 겪으며 너무나 완벽하다고 믿었던 자신의 삶이 온통 오류투성이인 것을 깨닫고 지독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자신이 노력하기만 하면 지켜낼 수 있을 줄 알았던 사랑이 깨어지고 나자, 새로이 다가온 사랑 앞에서도 그녀는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용기 내어 시작한 두 번째 사랑마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데...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기까지 여자의 그 복잡미묘한 심리변화를 투명하도록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여주인공이 두 번의 사랑을 통해서 여인으로 성숙해가고, 현실 속에서 순수를 찾아가고자 하는 한 인간의 성숙 과정을 담아 감미롭지만 쓰디 쓴, 에스프레소 같은 사랑을 이야기 한다.
목차
탱고. 종운과 나는 발이 맞지 않는 탱고를 추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발을 밟고 고통을 참으며 계속 춤을 추었기에 우리의 발은 너무 상처 입었다.
우리는 단순한 문제로, 되풀이되는 권태로 서로의 발을 괴롭힌 것만은 아니다. 감당하기 힘든 바람이든 치명적인 배신이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의 마음속에 내가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잘됐다. 오히려 정리가 쉬워질 것만 같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나는 힘없이 주저앉아 펑펑 소리 내어 울었다. 사람들이 나를 본다. 술에 취한 줄 알겠지. 또는 돈을 잃어버렸다든가 남자에게 바람을 맞았을 거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지독한 것을 겪고 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이별, 그것은 너무 지독하다. --- p.172
“세상 사람들은,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닌데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어요. 춤은 춰야 하는 것, 결혼은 해야하는 것, 이렇게요.” “그게 현실이잖아요.” (…) “우린 그 현실에 길들여져 있을 뿐,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거예요, 연이 씨.” 그는 조금 슬퍼 보였다. 내게 조금 실망을 한 것 같기도 했고,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탱고를 반드시 춰야 하나요? 함께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잖아요.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해가며 서로의 발을 밟지 않아도 된다구요. 다치지 않고 즐거울 수 있을 거예요. 분명히.” --- p.165
어떤 남자는 내가 그토록 헌신을 다했음에도 나를 떠났는데, 또 어떤 남자는 자신에게 그리 관심도 주지 않는 내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려 한다. 그 사람은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랑과 물질 모두를 주려 하는데, 이번엔 내가 아니다. 이렇게 엇갈리고 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연애란, 그리고 사랑이란 원래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사랑을 받고 주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문제였던 걸까. --- p.178
‘우리가 과연 사랑했을까.’
종운과 헤어지고 나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나는 맥주 캔을 뱅글뱅글 돌린다. 여덟 캔이 다 비워져 간다. 그런데도 정신은 말짱하다. 목 놓아 운 것을 제외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과거 이야기를 한 것 또한 제외한다면.
“자신을 놓는 일은 이제 불가능할 것 같아요. 벌써 낼모레면 서른 살이고, 나는 이미 현실을 깨달아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