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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저자 : 이문열
출판사 : 아침나라
출판년 : 2001
정가 : 9000, ISBN : 8988959663
책소개
영어, 불어, 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어 관심을 끈 이문열의 장편소설.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참여하여 역적으로 몰리며 기득권 밖으로 밀려난 가정에 태어나 한많은 삶을 살았던 방랑 시인 김삿갓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젊음의 패기, 내적 욕망을 감추고 초월적 자유를 누렸던 그의 깊은 내면세계를 추리한 작가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목차
다수의 갈채가 주는 도취는 대단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함경도 토호들의 사랑방에나 겨우 알려졌던 그의 이름은 단 두해만에 평안도의 모든 저잣거리며 산골짜기까지 알려졌다. 그는 이제 전처럼 먼저 자신의 재주부터 내보이고 숙식을 구걸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람들은 그의 삿갓만 보면 반갑게 맞아들이고 나물죽 흐린 술이라도 있는 대로 나눠 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주는 도취는 그 전에 기름진 음식과 맑은 술에 비할 바 아니었다.
그러자 서민대중의 갈채와 그의 도취 사이에는 그 어느 쪽에도 걷잡기 힘든 상승작용이 일어났다. 그는 자기가 받고 있는 갈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에 대한 악의의 강도를 높이고 시의 파격을 확대시켜 나갔다. 시의 전체적인 구조보다 우선해 자구의 신기함을 찾고 기발함을 짜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