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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이덕일의 시대에 도전한 사람들)
저자 : 이덕일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년 : 2008
정가 : 14000, ISBN : 8984312754
책소개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고, 시간의 흐름은 변화를 낳기 마련이라 '역사적 평가'란 곧잘 뒤바뀌곤 한다. 여기 당대와는 불화를 겪었으나 지금까지도 유효한 의미를 던져주는 시대정신을 가졌던 한국사 인물 25명의 지난한 삶이 펼쳐져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넓혀주고 있다.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올려 처형한 프랑스 혁명에 빗대어 곧잘 하곤하는 '한번도 왕의 목을 베어보지 못한 민족'이라는 표현은 오늘날의 한국사회가 온전한 아래로부터의 혁명, 아래로부터의 근대화,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로 형성되지 못했음을 이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본다면, 우리의 역사에서도 마침내 억압을 뚫고 상식이 되어버린 요구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변방 국가로서 생존의 빌미였던 맹목적 중화 사대주의, 사대부 중심의 신분 질서, 그에 따른 적서 차별, 완고한 가부장적 질서 하의 여성 차별 등은 한때 결코 변할 수 없는 지고의 가치였다. 하지만 이 닫힌 질서의 억압에 대해 “그건 아니요!”라고 소리 높여 외친 문제적 인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시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뜻을 이룰 수 없었지만, 역사를 통해 그 뜻이 마침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며, '역사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있다.
목차
1부 중화라는 이름의 감옥을 깨다
정도전-하룻밤에 잘려 나간 북벌의 꿈 토지개혁을 주도하고 요동 정벌을 추진하다
조식-칼을 찬 선비, 칼을 품은 선비 ‘사화의 시대’에 제수된 벼슬을 한사코 거부하다
이경석-글을 배운 것이 천추의 한이다 사대부에 맞서 주화론을 제기하다
윤휴 1-‘사문난적’이 될지라도 승복하지 않다 복고적 해법에 반대하여 다원사상 체제를 주창하다
윤휴 2-조정이 어찌 유학자를 죽이는가 예송 논쟁에 뛰어들고 북벌과 호포제를 주창하다
정제두-어느 양명학자의 커밍아웃 사대부에 반대하며 강화학파의 전통을 수립하다
유득공-사대부여 왜 발해를 무시하는가 서얼 지식인으로 역사 인식의 혁명적 전환을 이루다
2부 신선한 공기는 죽음보다 감미롭다
최치원-유학정치로 진골에 맞서다 당나라에서 문명을 떨친 뒤 신라 개혁에 뛰어들다
이징옥-사대의 나라에서 황제를 꿈꾸다 변방의 숙장이던 그가 수양대군과 충돌하다
허난설헌-여성과 빈민은 같은 처지다 시대의 모순에 시로 맞서 싸운 저항 시인
허균-정말 율도국을 세우려 했는가 뛰어난 재주로 출세가도를 달리다 사형을 당하다
홍경래-폭정은 영웅을 낳는다 과거를 포기한 후 세상을 향해 붓 대신 칼을 들다
정하상-아이처럼 즐겁게 형장으로, 천국으로 풍양 조씨의 박해에서 천주교를 지키다
김개남-새로운 남조선을 개창하다 동학농민혁명을 조직하고 가장 급진적인 개혁을 실시하다
3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김육-죽어서도 대동법을 외치다 공납을 폐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다
이익-혁명을 꿈꾸며 농사를 짓다 서얼·농민·노비의 등용을 주장하고 농사와 학문을 택하다
유수원-사농공상은 다 일하라 경종에 대한 충심을 간직하던 선구적 실학자
이긍익-가운은 기울어 역사가를 낳다 당파성을 배제한 역사서 《연려실기술》을 남기다
박제가-놀고먹는 자들은 나라의 좀이다 이용후생으로 가난을 물리치려 하다
4부 내가 가면 길이 된다
천추태후-황제국가 고려를 위하여 고려를 제후국으로 만든 유학 세력과 싸우다
김시습-신동, 통곡하며 책을 불태우다 단종이 물러난 뒤 끝없이 방랑하다
김일손-능지처참에 부관참시, 사관의 길 훈구파와 연산군의 노여움을 사 젊은 나이에 죽다
유몽인-그건 반정이 아니라 쿠데타요 광해군에 대한 절개를 지킨 활달한 문장가
강홍립-정말 오랑캐에게 투항했을까 광해군 명을 받아 후금과의 전쟁터로 달려가다
이광사-이 한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 당쟁에 휘말려 평생을 유배 속에서 살다
김창숙-어찌 야단스럽게 고문하느냐 아나키스트들과 의거를 일으키고 이승만 정권에 맞서 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