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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카나모토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자기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절망이라는, 30년 동안이나 잊고 있었던 감정이다. 대부분의 일은 술을 마시면 해소된다. 술에 취한 다음날처럼 앙금이 남아 있어도, 쓸쓸함이나 허망함과 잠시 마주하다 보면 대충 잊어버릴 수 있다. 체넴과 권태에 몸을 맡기고 있다보면 그럭저럭 하는 사잉에 종착역에 도착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목차

석 달 정도 전에 소년이 형과 자기의 여름용 잠옷을 두 벌씩 한꺼번에 샀는데, 가정부인 시마무라가 실수로 아버지한테 줘버리고 말았다. 소년은 자기와 똑같은 잠옷을 입은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다. 방을 나오려고 하는데, 손잡이를 잡는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다는 듯 아버지가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