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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문학을 찾아서
고구려 문학을 찾아서
저자 : 김창룡
출판사 : 박이정
출판년 : 2002
정가 : 17000, ISBN : 897878576X

책소개


1. 삼국시대 시가의 양상

2. 삼국 시대 설화의 양상

3. 동명왕 신화의 한중 기사

4. 유리왕과 황조 노래

5.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 낙랑국의 정체

6.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 자명 고각의 실체

7.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8. 을지문덕과 여수장우중문시

9. 명주 노래와 시대 찾기

10. 명주가 배경담의 비교 설화적 관점

11. 연양가와 고구려 사회의 신분 계층

12. 내원성가와 강국의 자존심

부록-자료편

목차


그런데, 그 '신화적 질서'라는 면에서 보면, 그것을 누린 임금은 드물었던 지라, 거의 건국의 시조이거나 극히 일부의 성씨 시조에 국한해서 만이 신화권안에 들었던 것이요, 여타는 다 그 테두리 바깥에 있으니, 하필 유리왕 한 사람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조동일 자신이 언급했듯이 신라에도 2 대 남해왕부터는 신화 질서 밖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리왕이 필경은 자아와 세계의 동질성이 흔들려 사태를 바로 이해할 수 없는 혼란이란 것을 겪은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겠으나, 이는 역대의 허다한 군왕들에게서 얼마든지 발견해 볼 수 있는 양상이라, 반드시 유리왕 고유한 특성임을 결정짓는 요인은 될 수 없으리라 본다. 그렇기 때문에 혹 일반적 보편성에 빠지기 쉬운 신화론의 측면에서 보다는, 신화적 질서 바깥의 특수한 개성의 인물론과 결부지어 보는 일이 보다 실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왕이 여러 방면의 인간 관계에서 편벽하였던 나머지 누구보다도 고독한 존재였으리란 개연성만 넉넉하다면 결국 짝을 읽어 고독한 노래 〈황조가〉와의 상관성도 우추할 수 있는 터전이 주어질 것이다. 그러면 결국 문제의 실마리는, 사록 전반을 통해 특별히 유리왕에게서 두드러지게 암시되는 바, 상실과 고독이라는 인간적 특수한 면모와 특징적인 정조에 근거됨이 컸을 것으로 본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노래 중에 '염아지독'[외롭다 내 혼자 몸]이라고 하는 고독의 탄식과도 암암리에 약여하게 맥락지어지고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