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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상자
아내의 상자
저자 : 은희경 외
출판사 : 문학사상사
출판년 : 1998
정가 : 8000, ISBN : 8970122842

책소개


1998년도 한국 소설 문학의 큰 흐름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 작품을 포함한 6편의 우수작상, 그리고 1편의 기수상작가 우수작이 지닌 각기 다양한 작품세계가 이 한 권에 펼쳐져 있다. 1998년도 제2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은 은희경 씨의 <아내의 상자>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일상의 삶 속에서 소멸되어 가는 인간의 존재의식을 세련된 감각과 간결한 언어로 깊이 있게 추구하고 있으며, 단편소설의 완결성과 그 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새로운 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 소설 문단에서 여성 소설이 이룩한 문학적 성취를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상 수상작
은희경 <아내의 상자>

추천 우수작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김인숙 <거울에 관한 이야기>
박상우 <말무리반도>
엄창석 <색칠하는 여자>
이혜경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전경린 <환幻과 멸滅>

기수상작가 우수작
최수철 <매미>

목차


아내가 그녀의 안락의자에 파묻혀 잠든 것을 보면 이따금 그때 생각이 났다. 뚜껑이 닫힌 상자들 곁에서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 그것은 자신을 상처 입은 세상을 향해 빗장을 지르고 잠들어 버린 그때의 모습과 비슷했다.

어느날 아침 아내는 비명을 질렸다 '우리 집에서는 모든 게 말라 버려요!' 그녀의 손에 든 그릇 속에는 모래처럼 뻣뻣하게 마른 밥이 들어 있었다. 간장 접시 좀 보세요. 과연 간장은 죄다 증발해 버리고 검게 물든 소금 알갱이뿐이었다. 사과도 하룻밤만 지나면 쪼글쪼글해져요. 시멘크 벽이 수분을 다 빨아들이나 봐요. 이러다가 나도 말라비틀어질 거예요.자고 나면 내 몸에서 수분이 빠져 나가 몸이 삐그덕거리는 것 같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