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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백석 시는 참으로 풍요로운 민족의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그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느낀 저은 요즘 우리 시단의 대다수 시인들과는 달리 공동체적 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시편들은 민족 공동체의 따스한 정감을 향유함으로써 민족의 실재적인 삶의 양식을 구체화시킨다. 1935년 등단작 定州域에서 남쪽에서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되는 ?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에 이르기까지 총 97편을 대상으로 삼았다. 첫째 백석은 우리의 삶과 정서에 밀착된 토착어를 많이 사용하여 시를 쓴 시인이다. 둘째 백석의 행과 연의 구성은 시적 의미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셋째 시적 화자와 대상의 관계에서 화자의 유형을 세 가지 분류하여 살펴본다. 고향과 유년 화자, 현실과 익명의 화자, 자의식과 성인 화자가 그것이다. 넷째 백서의 시 창작 원리의 특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서사양식의 도입과 확장이라 할 수 있다. 백석의 서사양식의 확장은 보잘것없고 하찮은 민중들의 삶의 세목들을 낱낱이 드러내줌으로써 민족적인 삶의 원형을 재구한다. 이는 역사의 단절을 회복하는 것이며, 나아가 역사의 주체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