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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저자 : 가네시로 가즈키
출판사 : 북폴리오
출판년 : 2006
정가 : 8500, ISBN : 8937831112
책소개
『GO』 의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장편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영화 제작과 맞물려 개정 출간되었다. 이 작품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가즈키의 첫 작품집인 『레벌루션 No. 3』의 맥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점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의 고딩(고등학생)들인 ‘더 좀비스’의 주요 인물이 그대로 나와서 이번에는 다른 스토리를 엮어간다. 전작 『레벌루션 No. 3』가 ‘더 좀비스’의 본전(本傳)이라면 이번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외전(外傳)인 셈이다.
저자인 가네시로 가즈키는 엔터테인먼트 재일(在日)문학의 창시자로 꼽힌다. 경쾌발랄함과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재일 한국인의 한(恨). 언뜻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 두 가지 요소는 가즈키의 소설에서 훌륭하게 배합되어 전혀 새로운 재일문학, 즉 ‘엔터테인먼트 재일문학’을 이루었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역시 마이너리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전혀 심각하지 않은, 즐겁고 유쾌한 소설이다.
목차
가네시로 가즈키-엔터테인먼트 재일(在日)문학의 창시자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은 두 가지 요소로 특징 지워질 수 있다. 첫째, 경쾌발랄함과 둘째,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재일 한국인의 한(恨). 언뜻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 두 가지 요소는 가즈키의 소설에서 훌륭하게 배합되어 전혀 새로운 재일문학, 즉 ‘엔터테인먼트 재일문학’을 이루었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다음은 소설 『GO』가 국내에 출간되었을 때 일문학자 김춘미 씨가 쓴 리뷰이다.
『GO』가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이 아니라 대중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함축한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오락’ 또는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엔터테인먼트적이다. 김석범, 김학영, 김시종, 이희성 등 ‘재일(在日)’이라는 사실과 남이냐 북이냐의 정치적 선택에 갈등해야 했던 작가들부터 ‘재일한국인’이라는 실존을 그대로 수용한 이양지, 유미리와 같은 작가들이 한결같이 아쿠타가와상 수상자 혹은 후보작가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GO』가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의미가 좀더 크게 부각된다.
다치하라 마사아키, 이쥬인 시즈카 등 나오키상을 수상한 한국계 작가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GO』처럼 재일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거나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가네시로와 구별된다. 다시 말해 『GO』는 여러 의미에서 기존의 재일문학과 차별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읽고 난 뒷맛 또한 상큼하고 청결하다.
1969년에 발표된 쇼지 가오루의 『빨간 두건아 조심해』는 자기 감성에 충실할 것을 최우선시하는 청춘상을 그려냄으로써 그 뒤의 일본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젊은이상의 한 전형을 제시하였는데, 『GO』에 나오는 ‘나’는 이 전형에 직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 감성에 있어 주인공은(작가는) 철저하게 일본 젊은이이다. “무겁고 어둡고 재미없는 ‘재일문학’”에서 벗어나, “소설가가 돼서 우리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쓰자”고 결심한 작가가 “일본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닌 떠도는 부평초의 파워”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발표한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가즈키는 작품에서 재일교포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워 작품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끌어나가기를 거부한다. 위에서 보듯이, 그에게 소설이란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다. 이는 같은 문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정답을 추구하며 정면돌파하기보다는 슬슬 웃으며 옆으로 살짝 비켜감으로써 문제 자체를 가볍게 날려버리는 신세대적 가치관과 그 코드가 일치한다.
이것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 바로 『GO』.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재일 한국인이란 ‘원죄’를 안고 태어나 ‘무국적자의 즐거움’을 선언하기까지, 가즈키 자신의 성장기를 하드보일드한 문체 속에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이 작품이 수많은 가즈키 팬을 탄생시킨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소설은 놀이이다
『레벌루션 No. 3』의 맥을 이어받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는 전자와 마찬가지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물론,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더 좀비스’ 자체가 학교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인 만큼, 마이너리티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바탕에 깔려 있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레벌루션 No. 3』와 짝을 이루는 이 작품은 그저 한판 놀아보자는, 유쾌한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다. 평범한 회사원이 전사로 거듭나는 현대판 영웅신화에서 독자들은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사건 위주로 스피디하게 넘어가는 문체에서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시각적 만족감을 느낀다.
한 번 읽고 던져버려도 좋다. 소설은 놀이일 뿐이다. 즐겁게 놀고(읽고) 기분전환이 되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