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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저자 : 가네시로 가즈키
출판사 : 북폴리오
출판년 : 2006
정가 : 8500, ISBN : 8937831090

책소개


프로복서 출신이자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전향’으로 조총련계에서 민단계로 옮긴 재일동포 3세 고등학생이 일본인 소녀와의 연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고 일본사회에 내재한 민족차별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 재일한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자칫 무거운 주제들을 기발한 유머감각으로 경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이 작품으로 가네시로 가즈키는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하고, 보수적인 일본 문단의 일약 신세대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2001년 한일 합작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목차


『GO』로 재일(在日)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레벌루션 No. 3』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기원을 연
재일교포 3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대표작!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일동포 3세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 성장소설 『GO』를 발표하면서 <나오키문학상> 수상은 물론 보수적인 일본 문단의 일약 신세대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무겁고 어두웠던 재일동포 문학의 고루한 틀을 부수고 일본 문학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작품을 추구한 그의 경쾌하고 감성적인 문체와 특유의 유머 감각이 일본의 젊은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아버린 것이다. 화제작 『GO』는 2001년 한일 합작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가네시로는 한국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최초 장편소설인『GO』는 한마디로 연애소설이다. 프로복서 출신이자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전향’으로 조총련계에서 민단계로 옮긴 재일동포 3세 고등학생이 일본인 소녀와의 연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고 일본사회에 내재한 민족차별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내 또래 재일 한국인 젊은이에게 중요한 문제는 국적도, 민족도 아닌 연애입니다.”라고 말한 그의 명제처럼 주인공과 일본인 소녀와의 연애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여러 문제들이 표출된다. 도쿄 대학을 졸업하고 전 학생운동의 투사였으며, 일류 기업의 회사원으로서 재즈를 좋아하는 지식인인 여주인공의 아버지조차도 한국인의 ‘피가 더럽다’는 황국일본의 순혈주의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이렇게 전일본인의 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민족차별의 문제를 작가는『GO』에서 ‘민족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해결을 모색한다.

1. 청춘의 열정과 고뇌의 전복
주인공 스기하라는 태생이 꽤나 복잡한 고등학생이다. 젊은 시절 열혈 마르크스주의자로 조총련 활동을 한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덕분에 총련계 초, 중등학교를 다녔고, 다음엔 온 가족이 한국국적으로 옮겼고, 그리고 나선 일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일본인이다.
주먹을 잘 쓰는 덕분에 조총련계 친구들이나 일본인 급우들의 이지메 따위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그, 그가 일본여학생 사쿠라이를 만나 마음을 뒤흔드는 사랑을 느낀다. 이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달콤하고,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는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특한 유머감각을 이어받기라도 한 듯 위트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마침내 깊은 사랑에 빠진 스기하라가 자신이 한국인임을 고백하자, 둘의 관계는 그만, 깨지고 만다. 게다가 하나밖에 없는 친구 정일은 정신 나간 일본청년의 칼에 맞아 죽는다.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 조총련계와 한국계 사이의 골은 깊어도 여간 깊지가 않다.

2. 하드보일드 문체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라
이 소설은 구세대를 대표하는 아버지와의 대립, 일본 조직폭력단 간부의 아들과의 우정, 재일 소년들간의 이데올로기적 갈등, 재일 외국인의 지문날인 등 자못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쾌하고 감성적인 문체와 유머 감각과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우리가 재일문학에 대해 갖고 있었던 천편일률적인 암울한 인상과 재일문학이라면 이래야 한다고 은밀히 강요당했던 고정관념을 가차없이 깨부순다.
스기하라의 연애이야기는 스기하라의 정체성 이야기와 떼어내어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연애 얘기를 하자면야 즐겁고 재미난 말만 하고 싶겠지만, 그 연애를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스기하라’라는 사람이고 보면, 작가 말마따나 별 볼일 없는 얘기에 불과한 심각한 이야기들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그 점에 있다. 마치 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기쁘거나 슬프고, 따뜻하거나 잔인하고, 사소하거나 심각한 일들이 마구 뒤얽혀 등장하는 것.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대목과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대목이 나란히 놓인 것. 돌이켜보면 누구나 성장할 땐 그렇게 정신없이 극과 극을 오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