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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저자 : 요시모토 바나나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4
정가 : 8000, ISBN : 8937480352
책소개
요시모토 바나나, 2000년 작. 일상에 묻혀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 있던 '몸의 감각'이 어느 날 불쑥 일상의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순간, 그 찰라를 잡아낸 글을 모았다.
주인공인 '나'(<초록반지>)는 앞마당을 가득 메운 알로에의 왕성한 식물성에 데어, 조만간 뿌리채 없앨 생각을 한다. 하지만, 병상에 누운 할머니는 링거 주사 바늘 때문에 시퍼렇게 변해버린 손을 내밀며 더듬더듬 이렇게 말한다. "알로에가, 자르지 말라고, 하는구나. 알로에가, 여드름도 상처도 치료하고, 꽃도 피울 테니까, 자르지 말라고... 알로에 하나를 구해 주면, 앞으로 많은, 여러 장소에서 보는 알로에도, 너를 좋아하게 될 거다. 식물끼리는 다 이어져 있거든." 가늘고 토막난 목소리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할머니의 그 말에 '나'는 섬뜩하다. 하지만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그 해 겨울, 나는 어느 시골 민가를 지나다가 어떤 부드럽고 정겨운 기운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고 주위를 둘러본다. 소박한 민가의 마당 가득,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알로에 무리... 햇볕을 받아 한껏 잎을 뻗친 알로에는 우둘투둘 빨간 꽃을 피우고는, 살아있음의 기쁨을 마음껏 '나'에게 전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흥미거리가 생기면 놀라운 집중력으로 끝장을 보고야 마는 남자친구. '재주는 많으나 가난한 자의 길을 거침없이 선택'하며 사는 남자친구가 '나'(『지는 해』)는 불안하지만, 상당히 벌이가 괜찮았던 아르바이트를 때려치고 그를 따라 호주에 올 만큼 그에게는 나를 끄는 마력이 있다. (그는 현재 '서핑'에 미쳐있다). 나름대로 착실히 쌓아올려왔던 내 '초촐한 인생'을 한번에 팽개칠 만큼 강렬한. 하지만 나는 이내 그 모든 것에 싫증이 나버린다. 늘 뭔가에 몰두에 있는 사람과 사는 일상, 나는 뭔지 모르게 서글프고 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저녁, 친구를 만나러 택시를 타고 가던 길.'나, 임신했나 봐!' 돌연 떠오른 생각! 순간 정체되었던 도로가 뚫리고 차가 덜컹 움직이며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나는 갑자기 재미있는 요소는 하나도 없는데 '기뻐하라!'고 나를 부추기는 본능의 소리를 듣고 어쩔 줄 몰라한다.
과거의 시간과 사물, 그리고 내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짤막하고 상큼한 단편 13편을 만나볼 수 있다.
목차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쇼와 여자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 여자 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2008년 현재 일본문학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천국에서 내려오다』『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노르웨이의 숲』『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족 시네마』『키친』『골드 러쉬』『납치여행』『별을 담은 배』『하늘의 박꽃』『7월 24일 거리』『4일간의 기적』『맹스피드 엄마』『꽃밥』『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행복한 식탁』 『호텔 아이리스』『슬픈 예감』『아르헨티나 할머니』『천 일의 유리』『연인이여』『4월이 되면 그녀는』『소녀가 잃어버린 여덟 가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