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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저자 : 정수일
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
출판년 : 2004
정가 : 12000, ISBN : 8936470973

책소개


부인에게 보낸 옥중편지를 통해 파란만장한 삶을 고백하다

출옥 후 가히 초인적 생산력으로 여러 저서와 번역서를 펴낸 바 있는 정수일의 옥중편지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편지는 1996년 체포된 후 2000년 8월 석방될 때까지 자신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것이다.

1996년 7월 세상 사람들은 단국대 사학과에 재직중인 무함마드 깐수 교수가 실은 북한의 공작원이라는 소식을 접하곤 크게 놀랐다. 어느 누구도 그가 아랍계 필리핀인이란 사실에 의심을 갖지 않았다. 외국인치고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남한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무척 많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심지어는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당국에 체포된 그는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고, 그는 간첩혐의로 구속됐다.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을 통해 그는 아내와 남한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처음으로 스스로 드러냈다. 요컨대 자신이 무함마드 깐수가 아닌 정수일임을 고백한 것이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살았는지 등에서 시작해 남한사회에서 정수일로 살아야 할 포부와 인생관 및 학문관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목소리가 들어 있다. 아직도 특수한 처지에 놓인 터라 말하지 못할 부분이 있지만, 이 편지모음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일종의 중간결산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 중간결산을 감옥에서 한 셈이다.

이 편지모음에는 일제의 압박을 피해 이주한 유민(流民)의 후손으로 태어나 연변에서 일제강점기를 보내고 광복 후 중국의 외교관으로 봉직하다 북녘으로 환국(還國)했으며 급기야 수의(囚衣)를 입고 남녘으로 환향(還鄕)한 저자의 복잡다단한 인생과 학자로서의 포부 및 인생관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편지를 읽노라면 한국근현대사를 집약해놓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멀고먼 길을 돌아 수의환향한 그는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고 새로운 도약의 다짐을 한다.

목차


편지글을 엮어내며

제1부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올라라
40년 학문인생
학문의 초야를 일구어
무위의 낙과가 될 수 없다
겨레의 품으로
민족사의 복원을 위해
이방어의 여신에 사로잡히다
어머니와의 마지막 만남
너그럽고 검소하게
사형을 구형받고서
마의 2주
연마끝에 이룬 복이 오래 간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학문에서의 허와 실
스승과 제자가 한 포승에 묶여
눈밭에 그려본 인생의 파노라마
46년 만에 올린 감방의 설날차례
판결받은 ‘학문적 열정’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올라라
바른 길을 가르치는 글
인생은 갈아엎기
참된 나
민들레 송
두견주로 생일축배를
나를 뛰어넘을 후학이 되라
옥중 좌우명-수류화개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
바다 같은 너그러움으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애정
배고프면 밥먹고, 곤하면 잠잔다
달에 관한 단상
우리만의 단풍
자유에의 사랑은 감옥의 꽃
유종의 미
지성인의 인생패턴
호랑이의 꾸짖음
인고 속의 ‘씰크로드학’ 구상
중국의 국비유학생 1호
위공
주어진 길을 걸어가리

제2부 새끼줄로 나무를 베다
새끼줄을 톱 삼아 나무를 베다
‘가죽코 짚신’에 깃든 자애
‘생의 시계’는 멈춰세울 수 없다
겨레의 꽃, 해당화
새하얀 눈밭에 찍는 발자국
뭇별 속의 보름달
피로 쓴 책만을 좋아한다
삶의 화두
시대의 소명
지성의 양식
겨레의 소중함
겨레에 대한 앎(1)
겨레에 대한 앎(2)
겨레에 헌신
‘글자전쟁’에 부쳐
언 붓을 입김으로 녹인 보람
겨울밤 무쇠같이 찬 이불 속에서
귀곡천계
늙지 않는 비결
외삼촌이 들려준 천금 같은 이야기
3·1독립가를 되뇌며

제3부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네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다
사제의 영원한 인연
법고창신
분발, 분발, 또 분발
‘학식있는 바보’
선과 악은 모두 나의 스승
서늘맞이
‘제2의 광복’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비명에 간 제자를 그리며
삼궤고를 덜다
단풍인생
참문화
서리 속의 호걸, 국화
인생에 만남은 단 한번
눈덮인 분단의 철책 걷히지 못한 채
달아나지 않고 남아 있는 과거
제구실을 못한 기성세대
얼과 넋이 살아숨쉬는 우리의 민속놀이
할 일에 날짜가 모자라는구나
겨레붙이를 중심에 놓고
나무의 참 테마
얼마간 부족한 것이 행복의 필수조건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네
수의환향
겨레의 다시 하나됨을 위해
내 고향 칠보산
양심을 가진 학문
죽부인
40년 만에 만난 동생
잉크 값어치나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