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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
저자 : 미셸 우엘벡
출판사 : 열린책들
출판년 : 2006
정가 : 7800, ISBN : 8932906610
책소개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미셸 우엘벡의 대표작.성 풍속의 변천 과정을 중심으로 <서구의 자멸>을 면밀하게 해부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회와 성, 종교에 대한 거침없는 냉소적 통찰로 세기말의 시대적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이 서구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기에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차
브뤼노는 밤 11시경에 도착했다. 이미 술을 약간 마신 탓인지, 그는 댓바람에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놀랍도록 정확하게 미래를 예언했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정확함에 놀라게 돼. 그가 그 책을 쓴 것이 1932년이야. 그 점을 생각하면 헉슬리는 정말 굉장한 작가지. 그 이후로 서구 사회는 줄곧 그 모델에 다가가려고 노력해 왔어. 우선 출산에 대한 통제가 갈수록 정확해지고 있어. 이런 경향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생식과 섹스가 완전히 분리될 것이고, 인류의 재생산이 안전성과 유전학적 신뢰성이 완전히 보장되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지게 될 거야. 그러면 가족 관계가 소멸하고 혈연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겠지. 또 의약의 진보 덕분에 젊은이와 늙은이의 구별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 헉슬리가 묘사한 세계에서는 60대 노인이 20대 젊은이와 똑같은 외모와 욕망을 지니고 똑같은 활동을 해. 그러다가 노화에 맞서 싸우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자유롭게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어. 고통받지 않고 아주 조용하고 빠르게 죽을 수 있지. 『멋진 신세계』에 묘사된 사회는 비극과 극단적인 감정이 사라진 행복한 세계야. 성적인 자유가 완벽하고, 개성을 꽃피우거나 쾌락을 추구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없어. 우울증과 슬픔과 회의를 겪는 순간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런 문제는 항울제나 항불안제 같은 약을 복용함으로써 간단히 해결할 수 있어. <1세제곱센티미터의 약으로 열 가지 감정을 다스리는> 진보가 이룩되거든. 그 세계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열망하는 세계, 오늘날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세계가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