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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봄봄
동백꽃 봄봄
저자 : 김유정
출판사 : 을유문화사
출판년 : 1994
정가 : 3000, ISBN : 8932402841

책소개


천재적인 작가 김유정이 흙내나는 토속적인 유머와 매몰찬 고독으로 30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30여 편의 단편 중에서 토속적 미학(美學)의 극치를 이룬 <동백꽃>을 비롯한 대표작 17편을 수록했다.

목차


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이 있는데 그 딸도 데릴사위를 해 가지고 있다 가 내보냈다. 그런데 딸이
열 살 때부터 열아홉 즉 십 년 동안에 데릴사 위를 갈아들이기를 동리에선 사위 부자라고 이름이
났지마는 열 놈이 란 참 너무 많다. 장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 고로 그담 딸을 데릴 사위
를 해 올 때까지는 부려먹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머슴을 두면 좋 지만 그건 돈이 드니까, 일 잘
하는 놈을 고르느라고 연방 바꿔 들였다.

또 한편 놈들이 욕만 줄창 퍼붓고 심히도 부려먹으니까 밸이 상해서 달 아나기도 했==지. 점순이
는 둘째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번째 데릴사 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 담으로 네번째 놈이 들어
을 것을 내가 일도 참 잘하고 그리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칠 않 는
다. 세째딸이 인제 여섯 살, 적어도 열 살은 돼야 데릴사위를 할터므 로 그 동안은 죽도록 부려먹
어야 된다. 그러니 인제는 속 좀 차리고 장 가를 들여 달라구 메를 쓰고 나자빠져라 이것이다.
나는 건성으로 엉, 엉, 하며 귓등으로 들었다. 몽태는 땅을 얻어 부 치다가 떨어진 뒤로는 장인님
만 보면 공연히 못 먹어서 으르렁거린다.

그것도 장인님이 저 달라고 할 적에 제 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예전 에 원님이 쓰던 것이라나
옆구리에 뽕뽕 좀먹은 걸레)를 선뜻 주었더라 면 그럴 리도 없었던 걸......그러나 나는 몽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곧이듣지 않았다. 꼭 곧이들었 다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