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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이 있던 자리
풍금이 있던 자리
저자 : 신경숙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1993
정가 : 8000, ISBN : 8932006245

책소개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5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경숙씨의 단편 소설집으로 표제 '풍금이 있던 자리'외에 '직녀들' '그 여자의 이미지' 등 모두 9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목차


지금도...... 이 말을...... 당신께...... 꼭, 해야 하는가......? 몇 번이고 제 자신에게 되묻게 됩니다. 내 뱉고 말면 어쩌면 당신은 저를 증오할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증오로 바뀌는 건 순식간의 일이지요. 당신이나 저나 그 두 감정이 서로 동시에 마음을 언덕삼아 맞대고 있지 않았나요? 다만 그 동안 우리는 아주 위태롭게 사랑 쪽을 지켜왔던 건 아닌가요? 어쩌면 제 이 말이 증오쪽으로 당신 마음을 돌려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 저를, 용서하세요.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제 말이 모두 당신에게 오리무중일 것만 같으니. 점촌 아주머니를 혼자 살게 한 점촌 아저씨의 그 여자, 그 중년 여인으로 하여금 울면서 에어로빅을 하게 만든 그 여자...... 언젠가, 우리 집...... 그래요, 우리집이죠...... 거기로 들어와 한때를 살다 간 아버지의 그 여자...... 용서하십시오...... 제가...... 바로, 그 여자들 아닌가요?